이마트가 내달 16일 그랜드백화점 지하 1~3층 자리에 할인점을 연다. [사진=박재석 기자] |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이마트가 신촌 그랜드마트 자리에 삐에로쑈핑 대신 할인점을 연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다음달 16일 신촌에 새로운 점포를 오픈한다. 이마트 신촌점은 이마트가 지난 2018년 12월 의왕점을 선보인 이후 1년 6개월 만에 여는 신규 점포다.
이마트 신촌점은 지난 2018년 9월 문을 닫은 그랜드마트가 입점해 있던 지하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매장 규모는 4100㎡(1240여평)으로, 실제 영업이 가능한 공간은 1000여평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마트가 출점한 매장이 보통 3000~4000평 정도 임을 고려하면, 할인점 치고는 다소 적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이마트 신촌점은 고객 모집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기 보다 이마트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이마트가 그로서리(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만큼 신촌점 역시 식품 부문에 특화해 매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소포장이나 HMR(가정간편식) 등 즉석식품 및 신선식품 판매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와중에도 이마트가 신촌점 오픈을 결정한 것은 신촌 상권을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신촌 상권은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학들이 밀집돼 유동인구가 많다. 특히 이마트 신촌점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연결돼 있어 유동인구의 유입이 용이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신촌역에서 승하차한 인원은 약 170만명이나 된다. 1~5월 누적 승하차 인원도 950만명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최근 대흥역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재개발되면서 젊은 부부들이 대거 입주했다. 학교 근처 자취생들 뿐아니라 젊은 부부들의 쇼핑 수요까지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신촌 인근에는 장을 볼만한 대형 할인점을 찾기가 어렵다. 홈플러스 합정점과 이마트 마포공덕점 정도가 있지만, 이 역시 차로 10분 이상 가야 한다.
당초 이 곳에 삐에로쑈핑을 입점시키려 했던 이마트는 최근 삐에로쇼핑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할인점 입접으로 방향을 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할인점의 사정이 어렵긴 해도 무조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진 않겠다는 이마트의 점포 전략도 한 몫을 했다. 이마트는 상권이 좋고 승산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라도 신규 점포를 연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의 유통업체가 대형 할인매장을 줄이는 가운데 이마트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체 매장 개수를 158개로 유지 중이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이마트 춘천점에 가전제품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열었고 같은 달 28일과 지난 12일에는 각각 이마트 월계점과 순천점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고 고객층이 젊은 신촌 상권을 사실 포기하기 힘들었다”며 “신촌점의 매장 크기가 상대적으로 적은만큼 이마트가 잘하는 그로서리 부문에 특화해 매장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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