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예금이자율 경쟁력 취약…고액예금 대거 이탈

6개뱅크합성

#한인 상장은행 지점장 C씨는 요즘 예금을 빼겠다는 단골 고객들의 전화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자신의 역량 안에서 최대한 높은 이자를 제시하고 있지만 최근 범람하고 있는 인터넷 뱅크와 차가 워낙 높다 보니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 탓이다.

C지점장은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 이후 한인은행들도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예금 상품에 적용되는 이자를 기존 0.10%에서 0.12%포인트까지 올리고 각 뱅커의 재량과 고객의 예금 및 대출 금액 등 상관 관계에 따라 이자율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은행들과 격차가 심해 이탈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노년층 고객에 비해 정보습득이 빠른 청년층 고객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높은 이자율을 쉽게 찾기 때문에 예금을 유지하도록 설득할 방법이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최근 한인은행의 이자 금리를 보면 예금을 유지하는 기간에 따라 적게는 0.05%에서 최대 1.75%선에 형성돼 있다. 약정 기간이 짧을 수록 이자율이 낮으며 길수록 높아지는데 최대 2년 이상의 상품은 이자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은행의 장기 경영 전략을 반영해 고객에게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신청자체를 막는 분위기다.

한인은행에서 인터넷 뱅크로 예금을 옮긴 한 고객은 “한인은행들의 이자율은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웰스파고 등 최대1%에도 못미치는 미 대형 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만 현재 기준 금리(1.5~1.75%), 연말 예상금리(3.5%) 그리고 물가 인상폭 등을 고려하면 전혀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라며 “은행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은행의 경우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예금 금리의 경우 대출 금리처럼 바로 변동폭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하더라.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은행의 사정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한인은행과 의리를 지킨다고 더 높은 금리 상품으로 옮기지 않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자율에 따라 수시로 예금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고객의 지적대로 뱅크레잇닷컴이나 너드 월렛 등 금융 정보 사이트에서 CD 이자율을 비교해보면 2.5%니 3% 이상 이자율을 제시하는 금융기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번 클릭만으로 한인은행과 미 대형은행보다 2배 이상의 이자율을 주는 곳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인터넷 은행은 최저 6개월 상품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1년을 기준으로 기간이 길 수록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계약 해지를 쉽게 하고 페널티 등을 없애는 조건으로 고객을 끌어들인다.

미 10대 은행 규모로 성장한 캐피털 원이 2.5~2.6%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렌딩클럽 등도 2.5%이상의 CD 상품을 출시했다. 펜타곤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과 메릭 뱅크, 퍼스트 인터내셔널, 라이징 뱅크, 싱크로니 그리고 코넥서스 등 수많은 기관들도 3~5년 가입을 기준으로 3~3..5%의 이자율을 보장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한 푼이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2% 이상 높은 이자율의 유혹은 쉽게 거부하기 힘들다.

한인은행들의 이자율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은행에 꼭 필요한 고액 예금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수개분기 동안의 한인은행 실적을 보면 전체 예금액수는 소폭이나마 증가했지만 핵심 예금의 이탈도 많고 여기에 10만~25만달러 이상 고액 예금의 비율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현재 남가주 소재 한인은행들의 고액 예금고(10만~25만달러, 25만달러 이상)는 23%나 감소했다. 25만달러 이상은 약 7억달러 가까이 빠져나갔고 고액 예금고의 총합은 40억9,999만달러 인 것으로 나타났다.

FDIC에 제출된 올해 1분기 콜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억2,441만달러)과 비교해 무려 23% 감소한 것이다. 전체 예금고가 전년 대비 6%이상 증가했음을 고려하면 낮은 금액으로 높은 금액을 메우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고액 예금 이탈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예금 총액 자체가 크게 감소하고 예대율이 급등하며 대출력이 감소하는 위기가 다가올 수 도 있다.

한인은행 지점직원들은 “고액 예금의 감소는 경기 침체에 따라 필요 지출을 위해 인출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당금액은 이자율에 따라 빠져나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이자율로는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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