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미국 경제성장률(GDP:국내총생산)이 3%미만이 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10일 동안 미국내 저명한 경제학자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이 오는 3분기 연율 2.9%(예상치 중간 값), 4분기에 2.8%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전 실시한 조사보다 각각 0.1%포인트씩 낮아진 것이다.
한미은행 손성원 행장도 헤럴드경제 창간 1주년 특별대담(본지 10일자)에서 2006년 경제성장률을 3% 미만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2.8~3.5%는 미국 경제의 순항을 의미하는 이상적인 수치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소매경기 의존도가 높은 한인 커뮤니티에겐 ‘침체’로 여겨질 만큼 저성장의 충격파는 크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것은 쉽게 말해 경제여건이 열악해져 점점 살기가 힘들어 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저성장 전망의 이유로 고유가 및 금리 인상 여파가 본격적으로 실물경제에 반영되고 있음을 꼽고 있다.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촉발된 유가의 고공행진은 수그러들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유가가 갤런당 70달러선을 형성하면서 개솔린 값도 급등, 급기야 지난주엔 전국 평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어섰다. 남가주의 개솔린가격은 전국보다 훨씬 높은 3.25달러선을 보이고 있는데 한번 주유할 때마다 종전엔 30달러면 충분했지만 요즘엔 50달러에 육박, 우리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리도 우리들의 경제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변동금리를 선택했던 중산층에겐 최근의 금리변동이 치명적이다. 모기지 월상환금이 매달 300~500여달러씩 늘어나고 있어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고유가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임에 따라 급격한 소매경기 침체로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는데 지출 부담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으니 영 살맛이 나질 않는 것이다.
생활물가도 은근 슬쩍 오르고 있다. 종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장바구니를 들춰보는 주부들의 근심걱정도 날로 늘어만 간다.
다가오는 저성장 기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근검 절약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상민 /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