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부터 계속된 부동산 거래의 부진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부동산 연계 소규모 사업체들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상당수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카펫, 플로링, 페인트 등의 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카펫, 플로링 등의 수요는 올 4월 세금보고 시즌을 지나고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세금보고시즌 이후에 더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들어 부동산경기 하락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 18년간 LA와 오렌지카운티를 중심으로 카펫, 플로링 소매와 시공업에 종사해 온 한 관계자는 “간신히 일을 하지만 타산이 맞질 않는 등 체감 경기가 너무 안좋다”면서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에 4~5팀은 움직여야 하는데, 요즘은 1~2팀 겨우 움직이는 상황으로 LA 폭동 이후 가장 큰 위기가 닥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심각해 했다. 이러한 부동산 연계 업종의 타격은 단지 거래 부진의 여파뿐만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가 한창 좋을 때 한인 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난데 따른 경쟁심화로 마진저하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가격을 낮춰서라도 주문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많아 정상적인 마켓운영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김스카펫의 김정호사장은 “LA 지역을 중심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카펫 업체만 80여 곳 이상 된다”며 “부동산 경기가 좋은 때는 다 괜찮게 돌아가지만 지금처럼 상황이 안좋으면 몇몇 메이저업체 외에는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랫 동안 거래선과의 신뢰를 쌓아 왔거나, 가격 경쟁에서 버틸 수 있거나, 퀄러티가 아주 높지 않은 업체의 경우 부동산 거래 부진의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버티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프린스 카펫의 재임스 김 사장은 “일이 많을 때는 카펫, 플로링만으로도 너무 바빴지만 지금은 가능한 한 주문을 늘리기 위해 토탈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기존에 취급하던 아이템을 홀세일하는 것부터 바닥과 루핑, 페인트까지 묶어 리모델링 수요를 다 충족시키는 것으로 업종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여년 간 페인트사업을 하고 있는 장문기씨는 “일을 받을 욕심에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건 스스로 자멸하는 지름길”이라며 “주문량은 줄고 일을 하려는 업체는 많다고 해서 무조건 가격을 낮추다 보면, 일의 질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어카운트 관리가 안된다”면서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한 과다한 가격 경쟁은 결과적으로 업계 상황을 더 나쁘게 몰고가는 악순환의 시작”이라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나영순 기자 / L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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