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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지역의 2006 독일 월드컵 경기 한국어 TV중계권과 공공장소 방영권(Public Viewing Licence)을 독점 확보한 KBS아메리카의 권오석 사장은 “2002년 서울 시청 광장의 열기를 LA에서도 그대로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다. LA한인회와 재미대한체육회가 주축이 돼 결성한 월드컵 후원회는 주요 언론사들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가운데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다울정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합동응원한다 | |
“LA 동포 사회가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월드컵 경기의 미주지역 한국어 TV중계권을 갖고 있는 KBS아메리카의 권오석 사장은 월드컵 개막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면서 기대와 흥분이 고조되고 있는 표정이다. 권 사장은 한인회와 재미대한체육회가 중심이 돼 결성한 2006 독일 월드컵 한인 후원회의 대규모 합동응원 현장에 옥외 화면 방영을 위한 법적·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실질적으로 합동응원이 성사될 수 있게한 주인공이다.
100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중계권료를 세계축구연맹(FIFA)에 지불하고도 상업적으로 활용하여 수익을 올리는 대신 동포 사회에 무상으로 제공한 셈이니 한국의 공영방송을 모체로한 방송사 답게 공익을 위해 공헌한 셈이다.
“수익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미주 전 지역 한국어 중계권을 구입할 생각은 아예 엄두도 못냈겠지요.하지만 미주지역 한인 동포사회도 4년전에 뜨겁게 번져 올랐던 합동 응원의 현장인 서울 시청앞 광장 못지 않게 각자가 살고 있는 도시 한복판에서 월드컵 응원의 함성과 열기를 맛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과감하게 투자했습니다. “
권 사장은 KBS아메리카 설립 직후 부터 2006년 월드컵 경기를 미주 한인들에게 한국어로 제공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권 사장은 한국 KBS 본사의 ‘일요스페셜’이라는 프로그램의 PD로 현장에 있었다. 그때 제작했던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만 26개나 됐다고 한다.
“그 2년 뒤인 2004년 KBS아메리카가 설립되면서 초대 사장으로 부임할 때부터 2006년 월드컵을 미주지역에서 어떻게 준비할까 정말 많은 고민을 해왔지요. 수년전에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 중계 방송을 보지 못해 서울에서 담요 뒤집어쓰고 국제전화로 동포사회의 라디오방송국 전파에 중계했다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듣고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KBS 아메리카의 한국어 중계권 확보로 올해 미주 동포들은 적어도 미국쪽 중계방송사인 스포츠케이블 ESPN으로 한국 대표팀의 중계시간을 찾아다니면서 영어로 들어야 하는 불편은 겪지 않게 된 셈이다.
거기에 올림픽거리의 다울정 앞과 스테이플스센터에서 펼칠 합동 응원전에서도 한국어로 중계하는 생생한 현지 화면이 준비됐으니 LA한인들은 올해 월드컵을 어느 때보다 더 뜨거운 열기로 뭉쳐 응원할 수 있다.
KBS아메리카가 선도적으로 나서자 LA지역의 다른 언론사들도 뜻을 같이했다. 헤럴드경제를 비롯, 한국일보 중앙일보 스포츠서울USA 일간스포츠, 라디오서울, KBS LA, KTAN 등이 공동으로 합동 응원전에 필요한 홍보와 스폰서 유치작업에 나서고 있다. 후원회와 언론사들은 합동응원과 관련돼 수익이 생길 경우에는 그 일체의 금액을 커뮤니티에 기부하기로 했다. LA 한인사회에서 언론사들이 하나의 이벤트를 위해 각자의 이해관계를 버리고 역할을 분담해 공동 주관하기는 사실상 이번 합동응원이 처음이다. 이번 월드컵 합동응원에서 단합과 화합의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까닭이다.
권 사장은 “FIFA와 공공장소에서의 현장경기의 중계방송을 시청할 권리, 즉 Public Viewing Licence에 대해 일괄 계약한 한국어 방송사는 KBS아메리카 뿐”이라며 ” 만일 FIFA와 계약 없이 월드컵 경기 화면을 공공장소에서 함께 시청하게 되면 그같은 행사를 주최한 단체나 회사들이 크게 낭패볼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한인사회 일각에서 독자적으로 거리 합동응원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 경고를 잊지 않았다. FIFA는 자신들의 콘텐츠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편법과 탈법을 끝까지 찾아 법적으로 대응할 만큼 거대한 이익집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Public Viewing Licence는 과거에는 없다가 지난 2002년 한국의 거리응원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자 FIFA측이 이 조항을 신설했다.
KBS아메리카는 LA 뿐 아니라 시애틀과 시카고, 워싱턴D.C., 뉴욕, 뉴저지, 애틀란타와 하와이 등지의 한인사회에도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24시간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월드컵 중계로 미주 한인들을 한데 묶는 네트워크의 전초기지가 되겠다는 설립목적이 한층 구체화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