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회로 간 황우석 파문

황우석 파문의 불똥이 미국 연방의회까지 튀고 있다.

한국 검찰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연방 하원도 이 사건에 깊숙히 관련돼 있는 제럴드 새튼 피츠버그대학 교수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피츠버그 지역의 일간지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하원 소위원회가 7일부터 워싱턴DC에서 새튼 교수가 황우석 교수팀의 ‘조작된’ 연구결과를 이용, 정부 보조금을 얻어낸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주말 보도했다.

황교수의 2005년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의 교신저자인 새튼 교수는 이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국립보건원(NIH)로부터 총 1,61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내 줄기세포 연구소 신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논문이 취소되고 줄기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이 사건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새튼의 연구비 수령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연방하원의 ‘사법, 마약, 인적자원 소위원회’의 미셀 그레스는 “새튼 연구팀이 지난해 막대한 액수의 보조금을 수령해 갔다”며 “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빚어진 자금 유용 및 시기 등에 대한 문제점들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문회는 오는 7일 오후 2시(동부시각)에 실시되며 NIH와 연구윤리국(ORI)의 관리들, 줄기세포 전문가, 생명윤리학자 등이 이날 증인으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새튼 교수 본인은 정작 청문회에 불참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 그레스는 “사건의 큰 윤곽을 살피기 위해 새튼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새튼 교수 얘기는 청문회에서 반드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츠버그 대학의 제인 더필드 대변인과 대학내 직원들은 이메일을 통해 “청문회의 초점이 황교수에 맞춰질 것”이라며 “새튼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가 아닌 원숭이 배아복제 연구성과로 보조금을 받았다”며 새튼 교수를 옹호했다. 하지만 새튼이 NIH에 제출한 보조금 신청서에 황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이 수차례 언급됐고 황교수도 NIH에 별도의 서한을 통해 두 사람 간의 각별한 협력관계를 강조했던 적이 있어 대학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의회 차원에서 새튼 교수가 조작된 연구성과로 정부 보조금을 타낸 사실을 확인하고 이 보조금을 취소하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면 피츠버그 대학측도 새튼에 대한 징계를 외면하기 힘들 전망이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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