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 날 타운 이모저모

○…미주 한인 이민의 날을 맞은 13일 LA한인타운은 주말이 겹치면서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지만 관련 행사가 진행된 장소마다 수많은 한인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열기를 표출.
특히 13일 오전 10시부터 타운내 한 관광업체가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소식을 접한 한인들이 올림픽가에 장사진을 쳐 한인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실감. 태극기를 받기 위해 샌디에고에서 새벽 6시에 출발했다는 정모씨(46)는 “앞으로 소중한 태극기를 거실에 걸어서 한국을 잊어가는 사춘기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싶어 먼길을 마다않고 찾아왔다”고 전언.

○…미주 한인 이민의 날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하자는 켐페인이 무색할 정도로 LA한인타운에선 태극기를 내 건 한인업소가 손에 꼽을 정도로 참여율이 극히 저조. 더구나 타운내 대형 상가는 국기게양대 시설이 있음에 불구하고 아예 걸어놓지 않는 무성의·무관심으로 일관.
이 상가를 찾은 헬렌 이 씨는 “한인업소만 모두 입주해 있는 상가에서 오늘 같은날 태극기와 성조기를 게양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촉박한 시일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태극기를 달자고 켐페인을 벌인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따가운 일침.

○…한인타운의 한 단체장은 “연방의회가 제정한 미주 한인 이민의 날이 한인 커뮤니티만의 축제로 끝나선 안된다”는 이색주장을 펼쳐서 눈길.
이 단체장은 한인들의 이민역사가 올해로 103년을 맞았지만 이민 3~4세와의 맥이 끈겨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는 미국 사회에서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을 뿐 아니라 소수계 커뮤니티와도 친화적이지 못했다”고 자성론을 펼치면서 “이날을 계기로 삼아서 이웃들을 아우르는 범커뮤니티 즉 소수계 이민자들의 날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

○…커뮤니티내 자축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면서 마지막 이벤트인 ‘김종국 콘서트(21일 3시, 7시)’의 티켓예매 열기도 덩달아 후끈. 김종국 콘서트를 주관하는 헤럴드경제에는 이날 업무마저 마비될 정도로 온종일 빗발치는 티켓구매 문의전화가 쇄도.
특히 일부 타운인사들은 평소 친분을 이용해 은근히 입장권을 달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고 30대 미시팬들이 대거 몰려들어 티켓을 구매 한 뒤 김종국 일행이 묵는 숙소와 뒷풀이 장소를 알려달라고 떼쓰는 등 지난해 연말 한국가요계를 휩쓴 김종국의 초절정 인기를 LA서도 실감케 했다.

○…다울정 제막식이 열린 서울 국제 공원에서는 권용섭 화백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묵화’를 완성시켜 갈채를 받았다.
권 화백은 제막식 직전 30분 만에 다울정의 모습을 20피트×15피트 크기의 대형 화폭에 담았는데 행사 진행을 맡았던 이창엽 상의 부회장이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그림을 완성시켰을 것”이라고 소개하자 관객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남가주 한국학원 윌셔초등학교(이사장 김종건)는 이날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전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동시에 계양하는 행사를 개최. 미주한인재단 고석화 회장과 김종건 이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조기는 미국 어린이가, 태극기는 한인 어린이가 올리는 의미있는 행사. 매일 아침 하는 게양식이지만 미주한인의 날을 맞아 올라가는 태극기를 보는 한인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태극기를 바라보며 이 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허브 웨슨 LA 시 10지구 의원과 탐 라본지 4지구 의원은 “다울정이 앞으로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또 즉흥적으로 관객 속에 있던 한 한인 어린이를 안아 들고 기념품을 선물하며 축하 메시지를 전해 모여 있던 사람들로 부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