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신청 원하는 한인 늘어

주택시장 침체의 여파로 파산을 고려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법은 지난해 10월17일 개정안이 발효돼 1년이 지난 가운데 챕터7 신청을 위한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챕터7을 악용하는 사례는 크게 줄어들었지만, 순수한 목적의 개인 파산 신청자들로부터는 비용만 늘어났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주택 시장 침체의 여파로 파산을 고려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한인들에 경각심을 울리고 있다.

한 파산법 변호사는 “최근 문의나 상담을 원하는 한인의 90% 이상이 투자용으로 구입한 주택에 대한 문제를 갖고 있다”라며 “법이 바뀐 이후 파산법을 아예 다루지 않는 한인 변호사들이 많아져 업무량에 부담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조정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모기지 페이먼트를 이겨낼 수 없어 파산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한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2005년 여름을 전후해 주택 시장 막차에 올라탔다가 판매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다수이며, 지역적으로는 발렌시아·한인타운 지역의 다주택 소유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파산법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부동산 문제로 파산을 신청하는 한인들의 숫자는 부동산 거래가 뜸해지는 9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10월에는 9월보다 50% 이상 늘었다. 파산 신청 자체가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다들 쉬쉬하며 숨길뿐 실제 고충을 겪는 한인들의 수는 예상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여러차례의 리파이낸싱을 통해 집을 겨우 유지해오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첫번째 모기지 하나만 있다면 차압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간단히 처리할 수도 있지만, 리파이낸싱이나 라인오브크레딧 등 대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파산법 변호사들에 문의를 하거나 파산을 신청하는 한인들의 절대 다수가 2채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또다른 변호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적어도 1년은 계속 된다고 본다”며 잘못된 투자로 맘고생 하는 일부 한인들의 처지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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