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그만뒀다느니 전격 사임이라느니 하지만 알려진 게 늦었을 뿐 사실 지난 8월부터 이사회에 사의를 나타냈다. 은행 이사진을 전문가들로 구성하려는 차원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 지난달 열린 정기 이사회를 통해 아이비은행 이사장 직에서 물러난 조성상씨는 9일 “스스로의 결심에 따라 은행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지주회사 이사장으로서 전과 다름없이 은행의 전략적인 계획을 추진하는 작업은 계속 역할과 기능,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의 은행 이사장직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한인 은행권에서는 아이비은행이 최근 금융감독국의 감사를 받은 뒤 ‘BSA(Bank Security Act : 연방금융보안법)’ 현금거래 규정위반으로 경고를 받은 데 따라 책임을 진 모양새일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에 대해 조씨는 “감독국의 감사 결과는 아직도 조정 중이고 결과는 11월이 돼야 나온다”라면서 “미국계 은행을 인수해 재창립하다시피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사장이 됐지만 1년 반 정도 맡았던 만큼 전문가들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어 이미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이같은 뜻을 알려 이사진의 공감을 얻었던 결정”이라며 감사에 따른 문책성 사퇴설을 부인했다. 아이비은행의 새로운 이사장은 은행가에서 30년 넘게 실무를 맡아온 전문 금융인 로버트 벤텔 현 이사가 맡았다. 조씨는 “은행 인수 초기단계부터 사외 이사로 활동해온 벤텔씨가 전문 이사진을 이끌 적임자라고 오래전부터 여겨왔다. 벤텔씨가 한사코 고사해 삼고초려 끝에 겨우 수락을 받아냈는데 그게 한달 이상 걸려 공식적으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게 늦어졌을 뿐” 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한국 하나금융지주의 아이비 지분투자 계획이 이번 BSA 규정에 따른 은행감독국의 경고로 말미암아 수포로 돌아간 것이 겹쳐 은행 내부적으로 이래저래 조 이사장의 입지가 약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회장(57회)과 조성상 이사장(68회)은 경기고 동문관계로 하나은행 관련 협상을 조 이사장이 줄곧 주도해왔던 터다. 이에 대해서도 조씨는 “하나은행과의 협상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라면서 “은행 이사회의 이사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뱅콥 이사장으로서 은행을 위해 해야할 역할은 전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단지 ‘장’이라는 보직을 넘겨줬을 뿐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조씨는 “이사장 자리가 감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은행과 주주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얼마든지 내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한인은행들끼리 서로 뭉쳐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선 내년 한해가 매우 중요하다”라는 말로 타은행과의 합병작업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눈길을 끌게 됐다. 박상균 기자 / LA |
the_widget( 'wpInsertAdWidget','title=&instance=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