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택구입 저울질

세리토스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36)는 올 초 풀러턴에서 소유하고 있던 집을 팔아 생긴 목돈을 은행 CD로 묶어둔 상태다.

집값이 너무 올라 바로 집을 사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추이를 살펴보기로 하고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집소유주였던 김씨는 계속되는 ‘남의 집살이’가 편치만은 않다. 다시 집을 살 생각이 간절해 틈틈이 오픈 하우스를 둘러보고는 있지만 내년 집값과 이자율이 어떻게 될지, 언제 집을 사는 것이 적기일지 답답하다.

전문직 여성 홍모씨(39) 역시 소유하고 있던 애너하임의 집을 지난 5월에 팔고 딸과 함께 현재 산타애나의 부모님 집으로 들어간 상태다. 틈틈이 매물을 살펴보고는 있지만 6살난 딸아이 학군을 고려해 염두해 두고 있는 지역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지만 기대만큼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같지 않아 언제쯤 다시 집을 사야 할까 목하 고민중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집을 팔고 수익을 캐시 아웃한 한인들이 속속 잠재 바이어 군에 합류하면서 언제 다시 집을 사야할 지 저울질 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과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다.

여유 자금은 있지만 지금 섣불리 집 사기가 걱정된다는 김씨는 “아무래도 아파트 렌트가 내집만큼 편하지 않고 내집에 살 때는 몰랐는데 한달에 한번 꼬박꼬박 내는 렌트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내년 쯤에는 다시 집을 살 계획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봄이 좋을지,내년 연말까지 기다려야 할지 혹은 그이상 기다려야 할지 추이를 보고 있다”며 속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내년 봄 쯤 돼야 더 확실해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추이를 장담할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옥스포드 부동산의 리처드 구 대표는 “현 상황은 그야말로 안개속과 같다”며 “딱히 바이어 마켓이라고도 셀러 마켓이라고도 할 수가 없다. 어느 한쪽이 기울어져야 할텐데 아직까지 마켓이 얼어붙어 있어 문제”라며 “하지만 2007년인 내년 말에는 차압된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매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예비 바이어에 대해서는 “직장, 학군 개인적 상황 등을 신중히 고려해 집을 사야한다면 1~2달 정도 충분히 조사를 해보고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풀러턴 라이온 부동산의 케네스 리 브로커는 “사실 쪽집게 도사가 아닌 이상 내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며 “팔아도 그만, 또는 급하게 집을 살 경우가 아닌 경우는 아직 관망하고 있는 추세다. 셀러의 경우 에퀴티도 있으니 라인 오브 크레딧으로 페이먼을 계속 하는 등 1~2년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바이어는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리씨에 따르면 예전에는 자녀들의 방학 한 두 달 전인 5~8월까지 핫한 시즌이었지만 최근에는 연초에 부동산 경기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내년 봄이면 부동산 경기의 윤곽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내가 살집을 고를 때에는 필요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 케네스 이씨는 “급하게 집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라면 1~1년 반 정도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며 “결국 집이 필요한 상황, 투자가 아닌 내가 살 집을 고를 때는 재정적 준비가 돼 있는 경우 무리수는 아니지만 투자용이나 세컨 홈이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미 기자 / LA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