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주택매매 잘하면 보약

연말연시는 비교적 주택 거래가 뜸하다. 이때를 맞이하여 부동산 에이전트나 융자 에이전트들도 긴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만큼 연말연시 거래가 한산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않은 요즘 같은 경우에는 연말연시 경기는 더욱 한산할 것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집을 꼭 팔아야 하는 셀러도 있고 집을 꼭 사야하는 바이어도 있기 마련이다. 셀러들은 연말 리스팅을 어떻게 해서 주택을 팔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요즘처럼 매매기간이 길고, 매물량이 많디 않을 때는 더욱 고민은 깊어진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 집을 팔아야겠다고 맘먹고 리스팅을 줬다면 비록 오래 팔리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팔릴 때까지 계속 두는 것이 정석이라고 조언한다.

라크라센터의 이씨는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일주일 전에 꿈에 그리던 하우스를 마련했다. 주위 사람들은 집값도 내려가는데 무슨 지금 집을 사냐고 말렸지만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꾸준히 하우스를 보러다니다가 정말 딱 맘에 들고 손 하나도 대지 않고 그냥 이사만 하면 되는 집을 싼 가격에 발견했기 때문이다. 전 주인이 추수감사절 한 달 전부터 오픈 하우스를 하며 팔려고 했지만 연휴 시즌이 겹쳐서 오픈 하우스 방문객 조차 뜸하자 MLS리스팅에 올리자마자 발견한 매물을 보고 첫 오퍼를 넣을 정도로 완벽한 집이었던 것이다.

집 구조만 두고 전체를 리모델링했다는 집주인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하우스가 마치 새로 지은 타운 하우스처럼 깔끔하고 편안하게 리모델링 된 집을 라크라센터에서는 처음 발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셀러는 오픈하우스를 열어도 반응이 없자 MLS에 리스팅을 올리면서 가격을 내려서 올려 시세보다 약 3만불 정도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이씨가 추수감사절 시즌 전부터 집을 꾸준히 보러 다닌 것은 하우스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맘도 있었지만 일년 중 가장 낮은 가격에 경쟁 없이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의 이씨의 경우 처럼 연말에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은 그냥 아이 쇼핑을 한다기보다는 단단히 집을 살 마음을 먹고 돌아다니는 실수요자라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내집의 상태가 좋고 자신만 있다면 집이 팔릴 확률이 훨씬 높다. 매물이 많이 나와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신만 있다면 연말 리스팅에 도전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셀러들은 연말이 되면 집을 내놓았다가 팔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또 자기 집을 리스팅에서 걷어들인다. 경쟁이 적어지면서 집을 계속 내놓고 있는 셀러 입장에서는 집을 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현재 이자율 또한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지난 주 10개월만에 6.14%로 최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봄철에 더 집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년 봄에 꼭 지금보다 집이 더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만일 이자율이 지금보다 더 오르게 되면, 주택 판매 활동은 더욱 둔화될 수 있고 더 심한 판매 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주택을 연말연시에 시장에 내놓는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여러가지 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이다. 가족과 여행을 하거나, 손님을 맞아 파티를 열고 싶어도  따로 집을 바이어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를 포기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좀 더 여유로운 스케쥴을 위해 부분적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요령이다. 예를 들어 집 앞에 붙어있는 락 박스를 부동산 중개인에게 떼어 달라고 하고 집을 보여줄 약속을 하고 나면 락 박스를 다시 설치해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연말연시는 항상 들뜬 분위기에 편승해 물건 도난이 많으니 오픈 하우스나 집을 둘러보겠다면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늘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

양재혁 객원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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