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시 한국산 섬유 최대수혜 예상


▲ 한국에 파견된 미국측 FTA 협상단이 숙소인 하얏트 호텔에서 심각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한미FTA 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산 섬유가 FTA 타결 이후 가장 큰 수혜 품목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KOTRA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상당수의 유력바이어들이 FTA 타결 이후로 주문을 연기하는 등 FTA가 체결된 뒤 한국산 섬유의 가격 경쟁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LA 무역관은 “LA의 많은 바이어들이 한국산 섬유가 FTA 체결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패션협회(California Fashion Association)의 메체크(Ilse Metchek) 회장은 “미국 의류업계에 다시 메이드 인 USA 바람이 불고 있다”며, “고가의 한국 섬유제품이 FTA를 계기로 한층 더 미국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메이드 인 USA 제품은 저가의 중국산 대신 한국과 이탈리아, 캐나다 등의 고품질 섬유 소재를 사용해 고가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지난 해 12월 기준 수입량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약 88억 7287만 평방미터의 섬유를 수입했으며, 수입대상국 중 한국은 중국, 캐나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출량은 재작년에 비해 8.2% 증가했으나, 수출액은 5억 9343만 달러로 1.9% 감소했다. 수입단가 하락이 수입량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한국산 섬유 수입단가 하락은 LA 섬유 시장에는 희소식이다. 일명 ‘L.A. Style’이라고 불리는 LA 섬유시장에서는 클래식한 정장 스타일이 대종을 이루는 동부(뉴욕) 섬유시장과 달리 주니어의류, 트렌디한 여성복, 스포츠 웨어가 주로 생산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LA 시장에서는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섬유가 유리하다.

LA에서 원단을 취급하는 아르텍스(Artex)사 관계자는 “한국이 FTA타결 이후 노려야 할 부분은 빠른 리드 타임으로 유행을 따라잡는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의류 주문제작에 걸리는 리드 타임이 5주이지만 한국은 8일 또는 11일이며, 의류에 대한 관세인하폭이 20% 내외로 큰 편이어서 한국을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KOTRA LA무역관은 FTA 타결 이후 섬유 부문의 미국시장 확대를 위해 오는 10월 ‘LA Textile Show’에 별도의 한국관을 마련하고, 약 70개사의 한국 업체들을 초청해 미국 바이어들에게 새롭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섬유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LA 무역관 김상철 관장은 “중국, 동남아, 중남미 등에 진출해 있는 우리 의류제조 업체를 특별 초청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소재, 의류, 유통 관련 사업자 간의 트라이앵글 비즈니스를 구상하겠다”며 “큰 변화가 예상되는 미국 섬유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급 능력을 재검토하는 등 우리 섬유업체들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영순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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