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흑인 인종초월 한마당 잔치 열린다


▲ LA브레이커스 댄스팀이 멋진 브레이크댄스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김윤수 기자 / LA

ⓒ2007 Koreaheraldbiz.com

새로운 삶을 찾아 태평양을 건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살았지만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든 1992년의 4.29  LA폭동은 한인 커뮤니티에 아직도 아물지 않은 많은 상처를 남겼다.

오는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윌셔이벨극장(4401 W. 8th st., Los Angeles)에서는 그날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4.29 LA폭동 15주년 기념 비보이 경연대회’가 열린다.

4.29 LA폭동 15주년을 맞아 한인과 흑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한바탕 춤마당이다. 인종과 이념에 관계없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브레이크댄싱을 매개체로 4.29 폭동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새 이민자들에게 그날의  의미와 교훈을 알려주기 위한 행사다.

’2004년 세계 브레이크댄스 배틀’ 우승팀인 한국의 ‘겜블러 크루’와 LA를 포함한 서부지역 전체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사우스센트럴의 댄스팀 ‘LA 브레이커스’는 물론 10개의 로컬 댄스팀들이 모여 서로의 실력을 겨루며 춤을 통해 모든 커뮤니티가 하나되는 축제의 장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스카이라잇 엔터테인먼트의 허상길 대표(왼쪽)기 이번 행사
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이번 행사에 공연하는
댄스팀 멤버(가운데 3명)과 미주한인무용협회 김응화 회장
(오른쪽)
김윤수 기자 / LA

ⓒ2007 Koreaheraldbiz.com

이번 행사를 기획한 ‘스카이라잇 엔터테인먼트’의 허상길 대표는 4.29를 직접 체험한 탓에 인종간 교류의 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는 “아직도 많은 한인들이 폭동 당시를 회고하며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과 타 커뮤니티와의 교류 확대 등과 같은 교훈을 되새기지만 그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과 새로 이민온 한인들은 4.29에 대해 너무나 무지한 것 같다”며 행사를 준비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당시 윌셔와 카탈리나 길 코너에 있는 빌딩의 매니저였던 그는 “왜 우리가 4.29를 잊어서는 안되고, 그때 얻은 교훈들이 한인 커뮤니티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각 커뮤니티의 신세대들이 한데 모여 그 날을 기억하고 ‘춤’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공감대를 가짐으로써 그날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행사는 단순히 젊은이들이 몸을 흔들어대는 춤사위로만 끝나지 않는다.

KBS LA에서 제작한 5분짜리 폭동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며, 사우스센트럴 지역에서 LA폭동을 몸으로 체험하며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었던 ‘LA브레이커스’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관객들과 공유될 예정이다.

이 댄스팀의 리더 ‘프레시’는 “직접 폭동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당시의 교훈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나 스스로도 폭동 이후 한인들과 보다 많이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배운 교훈을 주위와 나눌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이들은 행사 마지막 순서로 한국의 댄스팀과 함께 화합을 주제로 한 합동무대를 펼침으로써 한·흑이 하나되는 상징적인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허 대표는 “4.29는 인근의 정치인 한명 알지 못하던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화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라며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와 LA에 사는 한인이라면 잊어서는 안될 폭동의 참된 의미를 배우고 신나는 브레이크댄스 무대를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미주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고, Sky Light Entertainment와 www.Khype.com, BBoy.com 등이 주관한다. 또 LA 10지구 시의원 허브 웨슨, LA한인상공회의소, 한국문화원, KAGRO 등이 특별 후원한다. 티켓 가격은 25달러, 35달러이며 (213)380-2033, (213)368-2522로 문의하면 된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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