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 파악 후 부동산 투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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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현금 유동성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24일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가 주최한 ’2007년 한인타운 부동산 포럼’에서는 ‘한국프로퍼티 매니지먼트’의 하기환 회장(사진)이 초청강사로 참석, 부동산 투자의 실패 경험을 중심으로 체험적인 강연에 나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 회장은 80년대 중반 윌셔가의 대형 빌딩을 매입하면서 한인으로서는 선도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주인공이다.

특히 1,350만~1,650만달러에 매입한 윌셔가의 대형 오피스빌딩은 베스트 딜로 꼽힐 만큼 주류사회에서도 주목할 정도였으나, 90년대 초반 사들인 빌딩들이 400만~500만달러대로 급전직하하면서 은행에 넘겨줘야 했던 뼈아픈 경험을 가진 이가 하회장이다.

“그때 큰 건물은 다 뺏겼다”라고 말문을 연 하 회장은 “지금 미국은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 도달해 있고, 이자율이나 실업률, 경제성장률 등 모든 면에서 호경기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불경기가 닥친다”라고 충고했다.

특히 지나치게 적은 다운페이에 의존해 대형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과 이자의 가변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 등을 한인들의 부동산 투자 유형 가운데 가장 위험 부분으로 지적했다.

아직 6%대에 머물러 있는 모기지 이자율은 향후 정치적 변수가 생기거나 경기 조절을 위해 2~3% 가량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37년간 미국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적 견해”라면서 “투자효율이 좋은 알짜 부동산은 다운페이 비중을 50%선으로 끌어올리고 대출 기간도 15년 이내로 단축해 위기가 닥쳐도 버틸 수 있도록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타이틀이 집중돼 있을 경우 연속적으로 문제가 파급되기 때문에 작은 위기가 재기 불능의 상황으로까지 몰고 갈 수 있으므로 타이틀을 적절히 분산시켜 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부동산 투자에서 유동성 확보를 힘주어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여러 자산 형태 가운데서도 부동산이 갖고 있는 현금 유동성의 약점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다”면서 “부동산은 자산을 증식시키기에는 최고의 투자처이지만, 현금으로의 신속한 전환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자신 90년 대 초반에 당한 위기도  유동성 확보를 소홀히 한 데 원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한인들이 대형 부동산 투자에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하 회장의 이번 강연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부동산 투자 실패담을 공개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나영순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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