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4개 한인은행 하반기 계획

한인 상장 4개 은행이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여파가 실적에 반영된 가운데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이 본격적인 하반기 영업에 돌입한 가운데 하반기의 전략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크레딧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 관건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각 은행들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가진 컨퍼런스콜 내용과 사령탑인 은행장들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4대 은행의 하반기 계획을 살펴본다.

염승은 기자 / LA


▲ 한미은행 손성원 행장

ⓒ2007 Koreaheraldbiz.com

□한미은행

한미은행의 손성원 행장은 1분기에 불거진 크레딧 퀄리티 문제가 2분기를 지나며 어느 정도 해결돼 하반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 행장은 “2분기에는 대출쪽이 강세를 보였으며, 이같은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입과 성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자산건전성” 이라며 “부실대출의 선행지수가 되는 연체(Delinguent)는 물론 대손충당금도 줄고 있다. 경기가 풀리면 부실대출도 내려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 발표 결과 한미의 예금은  전분기보다 소폭 하락했다. 손 행장은 “1개월 전에 시작한 보너스 체킹 상품으로 700만 달러 이상의 예금이 모였고, 구좌당 평균 7,000달러 이상이 들어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신규 구좌로 보고 있다”라며 “예금 유치가 쉽지는 않지만 코어 디파짓을 받는데 힘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행장은 주가와 관련, “한인은행들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이 아닌가 싶다. 5천만 달러를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손 행장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에 힘입어 많이 성장했지만 이제 다른 수입원을 창출해야 한다”라며 “수수료 수입(Fee Income)을 늘리면 기본적인 인컴 베이스가 두터워져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나라은행 민 김 행장

ⓒ2007 Koreaheraldbiz.com

□나라은행

나라은행 민 김 행장은 2분기 실적에 다소 만족한 모습이다.

그는 “대출 강세와 순이자 마진 유지, 자산건전성 개선 등 3개 부문에서 많은 개선점을 보였다”라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대출 심사에 신중을 기하고 마진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하반기에도 2분기 때와 마찬가지로 자산건전성 관리와 비용 절감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아무리 대출을 많이 해도 부실이 많으면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라며 “물론 마진이 나빠지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되므로 양쪽의 밸런스를 맞춰 성장하는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나라은행은 현재 대출사무소(LPO)가 운영되고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한 타주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감독국 제재조치(MOU)에 묶인 동안 쌓아둔 현금이 충분하다”라며  “LPO를 지점으로 바꾸는게 이상적이겠지만 가격이 맞는 은행을 인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라며 “LPO가 있는 지역을 우선으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주가와 관련, “아무리 다른 부분을 잘하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며 “투자자들과의 IR(Investor Relation)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윌셔은행 민수봉 행장

ⓒ2007 Koreaheraldbiz.com

□윌셔은행

1분기 여파로 아직도 주가 잡기에 난관을 겪고 있는 윌셔은행의 민수봉 행장은 오는 4분기를 전환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 행장은 “뉴욕, 뉴저지 지역으로 확장한 게 효과를 나타내면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셔은행은 지난 2년간 댈러스, 뉴욕, 뉴저지 등 3개 지역에 4개 지점을 오픈하며 타주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 행장은 “타지역 진출의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경향이 있어 내년에 뉴욕에 1개 지점을 더 내면 전국 네트워크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규모 확대는 줄어드는 마진으로 인한 순익 감소를 상쇄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윌셔는 지난 2분기에 뛰어난 비용 관리 능력을 보이면서 동부지역 확장세에도 불구하고 지출이 전분기와 변함이 없었다.

민 행장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내려앉는 주가를 어느 정도 떠받들어야 한다”라며  “이는 주가가 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인데다 다시 오를 때 더욱 탄력을 주는 방법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한인 은행들이 지금은 조정기를 보내고 있다. 어려운 고비를 극복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진화의 과정”이라고 한인은행들의 현주소를 분석하면서 “윌셔도 반등의 기회가 가까이 다가선 만큼 내 임기가 마무리에 접어드는 내년 봄부터는 상향 곡선을 긋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중앙은행 유재환 행장
 
ⓒ2007 Koreaheraldbiz.com

□중앙은행
중앙은행의 유재환 행장은 한인은행들의 주가가 모두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 지난 연초 수정해 추진중인 전략이 2분기에 예금 증가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월의 고위급 인사 충원에 이어 4월에는 본부장 제도를 도입했고, 5월에는 감독국 제재(MOU)까지 해제돼 성장을 위한 걸림돌이 모두 없어졌다”라며 “오는 12월 중 2~3개 지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이자 예금으로 인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고이자를 얹어주는 상품을 자제해 왔던 중앙은행은 최근 머니마켓 상품 등을 내놓으며 큰 호응을 얻어 지난 2분기에만 예금이 전분기 대비 10.42%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유 행장은 “이자가 높더라도 고객을 갖는게 낫다는 판단에 예금 유치를 위해 신축적으로 움직인 결과”라며 “이와 함께 위험대출(Impaired Loan)이 크게 줄고, 효율성도 좋아지는 등 개선점이 적지 않아 계획대로 움직이면 잘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주가와 관련, “지난 1분기 실적이 나온 뒤 나타났듯 투자자들이 모든 한인은행들을 똑같이 보는 경향이 있다”라며 “은행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그 차이가 주가에도 곧 반영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기대했다.

지난 2분기 중 자사주 매입 제한 기간에 걸려 10,054주의 주식을 17.03달러에 매입하는데 그쳤던 중앙은행은 1천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