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하한가, 은행원은 상한가?

한인은행들의 인력난으로 이직에 별다른 거리낌 없이 상한가를 치던 한인 은행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년간 은행권 전체가 호황을 맞으며 각 은행들의 수입이 크게 늘고 곳곳에서 신규 은행들이 생겨나며 행원들의 몸값은 그간 쉴새없이 올라왔다.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만, 같은 경력과 실적을 갖고 있어도 한 곳에 오래 있는 직원보다 여러 곳을 옮겨 다닌 직원이 더 높은 연봉을 받게 되며 론오피서들은 물론 고위급 간부들까지 은행권에서는 인사 이동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정도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 경기 하락과 부실대출로 은행들의 영업상황이 예전같지 않아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자신들의 상한가가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의 2년차 론오피서는 “고객들 사이에서도 자꾸 담당자가 바뀌는 것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은행들 사정도 안좋아져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지난 3년여간 5번 정도 은행을 옮긴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잘될때야 몸값을 더받고 일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한인 커뮤니티라는 작은 시장을 둔 14개 은행들간의 경쟁 심화와 이에따른 수익악화로 나스닥 상장 은행들의 주가까지 하한가를 면치 못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은행원들 스스로 사이에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2년차 이상의 론오피서의 경우 한번 옮길때 최소 연 5,000달러 이상의 임금 상승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년새 무려 3번이나 옮긴 경우도 있다.
은행들의 지점 확장이 계속되며 유능한 인재를 붙잡기 위한 인사 담당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임금 상승만을 노리는 일부 ‘철새’들에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은 불안감마저 주는 모습이다.

한 은행원은 “이직한 사람에게 후한 요즘의 분위기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며 “이러다가 합병이라도 하게 되면 철새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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