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거 고객들에 평가받는 시기”


▲ “부동산이 ‘나의 마지막 일(job)’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쟁자가 줄어들었을 때가 오히려 자기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하는 이해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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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일과 차 한잔> 매스터스 리얼티&인베스트 이해봉(Bruce Lee) 대표

매스터스 리얼티&인베스트 이해봉 대표(Bruce Lee)는 부동산업계에서 ‘정독파(精讀派)’로 잘 알려져 있다.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전직 에이전트가 늘고 있는 등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정통파이기를 고집하고 있는 그의 직관을 통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추이를 가늠해 본다.

△임문일(이하 임)= 지난 해에 제17대 한인부동산협회장도 역임했고, 부동산업계 경력이 20년이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LA를 중심으로 한인 부동산업계가 가장 큰 변화를 갖는 시기에 업계를 리드해 오신 주역 가운데 한 분이신데, 지금 한인부동산 업계가 어떤 시기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한인 업계가 유독 경기 기복에 영향을 받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이해봉(이하 이)=
부동산 일이 사실상 파트타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거래가 없어지면서 한발 빼는 사람들은 점점 더 기회를 잃게 된다고 봐야죠. 이 일이 ‘나의 마지막 일(job)’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쟁자가 줄어들었을 때가 오히려 자기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앞으로 주택 거래가 차압매물 쪽으로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쪽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거나 시장을 앞서 주도해 나가려 한다면 더 어느때보다 더 바쁜 때라고 할 수 있지요. 과거 시장 상황이 좋았을 때 내 고객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극명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임 =
부동산 분야가 한인 경제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인부동산 회사의 질적 성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 =
한인 회사들이 개인 오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아직 많고, 컴퍼니 자체가 투자하는 경우 거의 없어 회사의 성장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브로커와 에이전트가 심지어는 경쟁 관계에 놓이는 경우도 없지 않아 회사라는 조직의 역할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기도 하지요. 회사도 에이전트 확보에 급급해 커미션을 최소화하는 등 임시방편적 정책보다 파트너쉽을 강화하는 등 큰 안목으로 조직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임 =
내년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
일부 지역에서는 리스팅 오른 지 6개월 지난 매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쯤 은행에서 실제 거래가격보다 10~15% 가격 손실을 감수해 주기 시작하면 일단 거래가 시작되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40~50년 만기 모기지 상품도 나와준다면, 바이어 입장에서 당장 100불 페이먼트 낮출 수 있어 구매 동기가 될 수 있겠죠. 내년부터 좋은 융자 상품이 나오고 주택 가격이 다소 하락해 실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 =
한인타운의 특수성이라면 신축 콘도 분양이 관건일 수 있을 텐데요.

▲이 =
인근에 내년 초에 완공되는 콘도가 3500여 유닛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인타운은 실수요자가 주고객이므로, 40만달러선에 2베드룸으로 나오지 않는 프로젝트는 힘들다고 보여집니다. 아파트 페이먼트에 조금더 보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선이 필요한 거지요. 미분양 유닛이 많은 콘도는 이미 분양을 받은 바이어도 리세일할 때 융자 승인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바이어들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 =
시장이 바쁠 때는 느끼지 못하던 문제들이 지금 시기에 뒤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유독 우리 업계의 시스템의 취약성이 부각되는 셈이지요.

▲이 =
1989년도에 한인부동산협회를 창립됐고, 그저 친목 수준으로 진행되던 모임이 이제 조직으로서의 틀을 갖춰 가고 있다고 봅니다. 당시  활동하던 에이전트들이 지금 오너 브로커로서 한인 업계를 끌고 나가고 있지요. 하지만 시대가 갖가지 첨단기술이 동원되고 있음에도 많은 부분에서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많이 느낍니다.

관련 업계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육 프로그램의 체계를 만들어 검증된 에이전트를 키워내는 등의 시스템화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소한 부분이라 해도 주류 회사들의 기본 운영체계를 도입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해봉은 누구인가?

1954년생인 이해봉씨는 혜화국민학교 , 동성중고교를 거쳐 동국대를 졸업하면서 미국에 건너왔다.

“등산과 부동산은 넘어야 할 고개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라며 등산사랑이 자신을 부동산업계에 뛰어들게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1~2개월씩 히말라야 등반 등 장거리 원정을 떠나기 위해서라도 시간적으로 자유로운 직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가 부동산 분야에 일가견을 갖게 된 것은 뭐든 정독하고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도 바탕이 됐다.
부동산 일을 하면서부터는 월스트릿저널, 시카고트리뷴 등 전문지는 물론, 한인 신문의 부동산 관련 기사와 자료, 업계 동향, 심지어 광고까지 낱낱이 보는 습관이 있어 에이전트나 업계에 대한 파악이 남다르게 됐다. 

주류부동산회사 ‘무어 어소시에이션(Moore Association)’에서 부동산 일을 시작했고, 15년 전 스티브 한·제임스 김·이동익 ·성민경·정연중·서재두씨 등과 함께 매스터스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며,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주역들로 협회를 이끌어나갔다. 지금은 그 가운데 다섯사람이 공동투자로 매스터스부동산그룹을 창립하였으며,  LA·밸리·하시엔다·세리토스·토렌스 등 5개 브랜치 매스터스부동산그룹 자매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해봉씨는 토랜스 매스터스부동산투자회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정리= 나영순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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