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한인은행 3분기 결산

3분기가 마무리됐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서브프라임 사태와 신용 경색(Credit Crunch) 위기가 금융가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지난 3분기는 한인 은행가에도 쉽지 않은 시기였다.

분기 실적 발표가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심해져만 가는 14개 한인은행들간의 경쟁과 줄어만 드는 수익마진은 지난 2~3년간 한인 경제를 주도하던 부동산 경기의 하락세마저 두드러지며 은행들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타주 진출 본격화
외형상 지난 3분기는 은행들의 타주 진출이 더욱 가시화된 시기로 요약된다. 신한뱅크아메리카의 애틀랜타 진출 소식과 함께 시작된 3분기는 이후 나라은행의 감독국제재(MOU) 완전해제에 이은 뉴저지 진출 성공으로 이어졌다.

윌셔은행은 7월초 뉴욕 베이사이드와 뉴저지 포트리 지점을 오픈했으며, 9월부터 시작된 ATM 서비스 강화 소식도 큰 환영을 받았다. 이어 9월에는 중앙은행이 애틀랜타의 현지 한인은행을 인수하며 LA 한인은행들의 전국구 시대가 더욱 실감나게 됐다.

한미은행의 뉴욕·뉴저지 진출설 역시 아직 딜이 마무리되지 않아 공식적인 발표만 없을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악화되는 시장 상황과 주가 부진
금리 인하는 없다고 큰 소리치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8월의 재할인율 인하에 이어 9월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추는 강수를 뒀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낮아진 금리에도 불구하고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예금 상품들에 대한 이자율을 선뜻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간의 고속 성장 덕에 상한가를 달리던 은행원들의 몸값도 이제는 진정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이에 나라은행의 경우 한인은행들 가운데는 처음으로 공개채용이라는 참신한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하기 시작한 한인은행들의 주가는 3분기까지도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4개 한인은행들의 경우 지난 3분기 나라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자릿수의 하락폭을 겪어야 했다.

한미는 7월2일 17.30달러에서 9월28일 15.49달러로 10.46%, 윌셔는 12.33달러에 10.97달러로 11.03%, 중앙은 17.10달러에서 13.91달러로 18.65% 각각 하락했다. 나라만이 16.13달러에서 15.62달러로 마치며 3.16%의 소폭 하락으로 선방했다.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은행들의 크레딧 퀄리티 이슈는 계속될 전망이다.

상장은행들을 볼 때 크레딧퀄리티와 연체(Delinquency) 문제가 남아있는 한미와 윌셔의 고민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나라와 중앙은 2분기를 지나며 이들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이지만, 나라에게는 벤자민 홍 전 행장(현 새한은행장)에게 패소하며 지급해야 할 돈 문제가 있어 순익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중앙의 경우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애틀랜타 제일은행 인수가에 대한 질문이나 별다른 소식이 없는 한국 수출보험공사와의 소송 건에 대한 질문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난 달 18일의 금리인하가 3분기 실적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은행이 이자관리를 가장 잘 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예상이다. 보유 자산 중에 변동이자로 갖고 있는 자산의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 지,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해 왔는지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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