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에 도대체 무슨일이


▲ 한미은행의 핵심 경영간부들이 최근 4개월새 잇따라 사직, 인력운용에
있어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손성원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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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때부터 불거진 부실대출(NPL) 문제로 고민이 많은 한미은행(행장 손성원)이 CFO마저 떠나보내면서 고위 간부들의 공석으로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 5일자로 마이클 위니아스키 CFO가 사임하면서 사령탑인 손성원 행장을 보좌할 CFO, CCO, COO와 같은 핵심 3대 포지션의 공석으로 인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구숙경 COO가 중앙은행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6월에는 커트 웨그레이트너 CCO가 떠났다. 4개월 사이에 행장의 핵심 스탭이 줄줄이 떠난 사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주목되고 있다.

어느덧 4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는 CCO자리의 경우 최근 비한인 후보 2명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돼 곧 후임자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결제 업무량이 많은 COO의 경우 공석인 상황에서도 업무 처리는 되고 있지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중심축이 없어 부서내에서의 동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은행가에서 지난 2~3년간 계속된 인사이동 속에서 ‘부동의 1위’인 한미 출신 직원들은 영입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지난해만 해도 수잔나 리베라, 유니스 임 등 여러 부행장(SVP)급 한인 간부들이 타행으로 떠났지만, 이번 CFO 사임으로 핵심 간부직 자리가 모두 비게 되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3년 12월부터 한미에 합류한 위니아스키 전 CFO는 유재환 현 중앙은행장이 한미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뽑은 인물로 최근 이사회로부터 신임을 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 행장이 중앙으로 가면서 위니아스키를 함께 데려가길 원했지만 유 행장은 중앙에 있던 로니 로빈슨 CFO의 업무 처리 방식을 마음에 들어해 이적이 무산된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위니아스키는 그간 분기별 컨퍼런스콜, 주주총회, 투자자 컨퍼런스에서의 프레젠테이션 등 굵직한 IR(기업설명) 행사에서 항상 손 행장과 함께 나서며 은행의 핵심 멤버로 활동해왔기에 이번 사임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다.

대행 체재를 선택해 은행 영업에 당장 큰 문제는 없겠지만, 감독국이 문제를 삼을 경우 곤란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감독국은 통상 은행을 A~E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데, 경영진의 이례적인 공석 사태를 은행의 안정성을 들어 지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찌됐건 손 행장의 리더십 문제가 거듭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는 분위기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미은행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염승은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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