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정경제부의 ‘외환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되면서 한인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전체적인 질적 수준 향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개선방안이 부실대출 문제로 침체에 빠져있는 금융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란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남가주 한인 경제의 중심이던 다운타운 경기가 예전만 못하고 지난 수년간 경기를 이끌었던 부동산 마저 거래가 끊기다시피 한 현재의 상황에서 한국에서 들어오게 될 뭉칫돈이 경기 부양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김진 본부장은 “예정된 수순이기는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며 “한국 본행의 네트워크를 한껏 살릴 수 있는 서비스 개발해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학생이나 기러기 아빠처럼 한국에서 돈을 송금받아야만 하는 미국내 거주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송금 제한액이 늘어났다는 점은 더 많은 돈이 더 쉽게 양국간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현재 300만 달러인 해외부동산 투자 한도액이 내년 중 폐지되면 부동산 구입을 위해 은행을 입금되거나 대출받게 되는 규모가 커지는 것 역시 은행들의 발전에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평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해 김칫국을 먼저 마시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빠지지 않는다. 이전보다 편안하게 더 큰 액수의 돈이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새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가 필연적이라는 지적이다.
커먼웰스은행의 최운화 행장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돈이 소비되는 곳이 한인 커뮤니티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새 고객들이 진정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 이번 개정안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이번 발표는 부실대출과 크레딧 퀄리티 문제로 고민이 많은 최근의 분위기와 맞물리며 한인 은행들의 질적 수준이 한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인사 이동이 심해진 뒤 경력에 비해 높은 직책에 앉아있는 직원이 많은 현 상황은 서비스 수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기 탓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에 우왕좌왕 해 한국에서 오게 될 고객을 다 주류 은행에 빼앗기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달라지는 한국 외환제도>
- 투자목적 해외부동산 취득한도(300만 달러) 내년 중 폐지 - 연간 5만 달러까지 구두증빙으로 은행에서 해외송금 가능(2008년 1월 시행) - ‘해외이주신고확인서’ 없이 해외 이주비 송금 가능 - 해외 장기체류 자녀에 대한 송금도 ‘유학생 송금’ 허용 - 사모펀드(PEF)의 해외금융기관 M&A 절차 간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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