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인은행 4대 문제 3. 대출관행

신용경색 사태, 부동산 경기 하락에 이은 은행들의 경영악화는 한인은행만의 실태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한인은행들의 대규모 부실대출과 관련,’어쩔수 없는’ 부적절한 대출 관행을 빼놓을 수 없다.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 규모가 커진 것과 비례해 대출 수요도 늘었지만, 그만큼 대출시 요구되는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자체의 진단. 급팽창하는 대출 수요에 걸맞는 한인은행에 대한 필요성은 부인할 순 없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인 경제 규모의 급성장은 사업주들의 땀과 노력을 뒷받침하는 은행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실 대출과 관련 은행 실무자들의 변론은 여기서 출발한다.

한 은행 간부는 “가주외환은행 시절, 어떻게 해야 고객의 사업체를 더 키울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할 정도였다. 서류상으로 안되지만 가능성을 보고, 고객을 믿고 대출을 해줘 사업체가 크게 성공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경기에는 서류가 미약한 대출자도 돈을 갚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불안했던 대출들이 여기저기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한 론오피서는 “컴플라이언스에 이슈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부실한 서류임에도 대출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출이라는게 돈만 제때 갚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늘고 있으니 지금 다수의 한인은행들이 부실대출 문제로 고민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힘든 대출을 해줬다가 대출자가 파산을 해버리거나 한국으로 도망가는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의 몫이 되지만, 커뮤니티은행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 피해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대출을 받는 한인 사업주들이 이전만큼 끈질기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류상 약하더라도 대출이 이뤄지는 지금과 같은 관행은 이전 한인들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사업에 매진해 대출금을 완납했기에 자리잡게 된 것이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또다른 은행 간부는 “사실 주류은행서 대출이 안되니까 한인은행을 오는 경우가 제법 된다. 커뮤니티은행으로서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은행 돈으로 고급차를 타고 골프나 치러 다니면서 사업이 안된다고 푸념하는 고객을 보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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