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행 보너스 200% 지급 결정 화제

“이 시국에 보너스는 무슨 보너스.”

부실대출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인은행들이 연말 보너스 지급을 놓고 고민이 많은 가운데 태평양은행(행장 장정찬)이 가장 먼저 200% 보너스 지급을 결정해 눈길을 끈다.

11월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연간 실적에 따라 그해의 연말 보너스가 결정되는게 일반적이지만, 올해의 경우 은행들 사이에서 보너스 폭을 놓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대적으로 벌어졌던 송년회마저 대폭 축소하는 분위기지만, 보너스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올리는데 직결돼 간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태평양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월봉 200%의 연말 보너스 지급을 결의했다. 이 은행의 조혜영 전무는 “상황이 좋은건 아니지만 올해 지점과 대출사무소(LPO)를 각각 4개씩 오픈하며 160만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여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도 100%의 보너스를 지급한 이 은행의 올 보너스 총액은 월봉의 300%. 여름에 70%, 연말에 230%를 지급했던 지난해와 똑같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정에 타은행들은 다소 놀라는 눈치다. 부실대출 문제가 불거지며 주가 폭락이라는 악재까지 맞은 모 은행 경우 최근 이사회에서 보너스에 관련된 서류까지 다 준비했지만, 정작 담당자들은 이사들에게 말도 꺼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 한인은행의 고위급 간부는 “안줄수도 없는게 연말 보너스라 고민이 많은게 사실”이라며 “내달 중순이나 돼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을 하는 등의 여러 방법이 고려되고 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보다는 낮아질게 확실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130%를 받았다는 한 은행 직원은 “잘해야 100% 수준이 되지 않겠나”라면서도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기는 하지만 보너스가 다른 은행보다 적다면 직원들 사이에 실망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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