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서브프라임 후폭풍’ 금융권 긴장

 내년 주택가격 하락 전망이 잇따라 발표됨에 따라 금융권이 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등 당분간 지속될 서브프라임 후폭풍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가 과거 반세기 동안 발생한 최대의 금융 재난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지고 있다.
 모기지 위기의 정도가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이 얼마나 심하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붕괴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금융 구조로 인해 해결에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혼란이 정리될 때까지 투자자들의 동요는 지속되고 금융기관의 신용경색도 계속될 전망이다.
 윌셔스테이트 뱅크 주택융자부 진 신 부장은 “지금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기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내년 상반기는 지나봐야 윤곽이 들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 대출의 경우 내년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감정가의 30% 이상 다운페이를 하는 경우에만 대출을 승인하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자산가치 상실 위기=내년 주택가격이 30%까지 떨어질 경우 6조 달러의 주택 관련 자산가치가 사라지게 된다고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주택가격의 급락은 더 많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을 압류위기로 내몰리게 하고, 모기지 관련 증권의 손실 규모도 늘리는 것은 물론 결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기지 부실 손실액 얼마나되나=서브프라임모기지를 비롯한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추정 손실 규모는 1천500억~4천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실 규모가 4천억 달러에 이를 경우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규모로, 1986~95년 주로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저축대부조합(S&L)들이 이자율 상승으로 파산 위기를 겪었던 당시의 손실(약 1천890억 달러)이 GDP에서 차지했던 비중 3.2%와 비슷하다.
▶충격 흡수 감당할까= 이같은 손실규모는 2000년 초 기술주 버블 붕괴 당시의 손실(약 930억 달러)에 비해서는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로 발생한 금융기관 등의 손실(약 2천630억 원)이 GDP에서 차지했던 7%의 비중에 비하면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등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모기지 위기는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나영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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