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행장대행 육증훈)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분식결산의 의혹을 사고 있다.
은행들은 통상적으로 분기 마감 뒤 10~15일 정도 안에 실적 발표일을 공시해왔으나 한미는 새해들어 20여일이 경과했지만 실적 발표일 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 가운데 중앙은행이 가장 빠른 지난 9일 발표일(31일)을 공개했으며 이어 나라는 11일, 윌셔는 14일 발표일자를 각각 29일과 31일로 공시했다.
한미 측은 육증훈 행장대행 겸 CCO와 브라이언 조 CFO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날짜를 늦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한미는 발표일을 한차례 미룬 적이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미는 지난해 10월10일에 3분기 실적 발표를 같은 달 25일에 한다고 공시했으나, 당초 예정했던 발표일 하루 전날인 10월24일에 이를 11월6일로 연기했다.
당시 은행가에는 한미가 부실대출로 인한 실적 분식을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발표 연기 공시가 난 바로 다음날인 25일 주가가 하루만에 4.22% 하락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18일에 7달러선이 무너진데 이어 22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0.75% 금리인하 소식에도 0.04달러(0.58%) 오르는데 그친 주가의 움직임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평이다. 한미의 주가는 새해 들어서만 15.47% 하락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수인계라는게 금새 끝나는 문제는 아니지만, 실적발표일도 못 정하고 있으니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도 속은 타겠지만 정확하고 신중하게 가겠다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