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1·22 금리인하 조치’ 직후 한인은행들이 이자율 인하폭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다수의 한인은행들은 연방 기준금리 인하폭인 0.75%에 맞춰 하루만에 우대금리(Prime Rate)를 중심으로 한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대출금리는 현재 6.5%로 낮아진 월스트릿 우대금리가 기준이 되기에 빠르게 하락폭을 반영했다.
그러나 예금 금리에 대해서는 경쟁은행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쟁이 더욱 격화된 데다 예대율(Loan-Deposit Ratio) 부담까지 겹쳐 낙폭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은 원칙적으로 0.75% 인하를 내세우고 있다.
23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한인은행들은 6개월 만기 CD의 경우 0.5~0.75%P 정도 인하, 이자율을 3.5~3.9% 수준으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측은 고시하는 이자율과 실제 적용되는 이자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요즘 같아서는 고시율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게다가 다음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점쳐져 다양한 변수를 만들고 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다음주 FOMC의 결정까지 지켜본 뒤에야 이자율 인하폭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아이비은행의 경우 한번에 이자율을 내리기보다는 1차적으로 연방기준금리 인하폭의 반정도만 내린 뒤 “다음주 FOMC 결과에 맞춰 추가적인 인하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태평양은 다음주 금리인하폭까지 감안해 이자율 인하폭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이자율 경쟁에 대한 부담과 관련 “헤비급 권투선수의 펀치를 맞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지금이야말로 예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한 은행 간부는 “이제 수익성이냐 볼륨이냐를 선택해야 할 때”라며 “어정쩡한 이자율로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