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생산 김치 가격 오른다


▲ 그동안 마이너스 마진을 감수하며 마켓에 김치를 납품해 오던 로컬 김치 생산업체들이 내주부터 김치 납품 가격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마켓 김치 코너.  

ⓒ2008 Koreaheraldbiz.com

로컬 김치업체들이 김치생산으로 인한 경영악화 상황을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김치가격을 올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LA 인근 한인마켓에 김치를 납품하고 한 로컬 업체가 “내주 13일부터 김치 납품 가격을 1갤런 막김치 기준으로 2달러씩 올리겠다”는 의사를 밝힌데 이어 다른 김치 생산업체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어 로컬 김치 가격이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한 김치업체 대표는 “지난 해 11월 청록원이 문을 닫은 게 김치 업계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라면서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도 김치 생산업체가 20% 정도의 마진을 챙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적자의 악순환”이라고 업계 상황을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치 가격은 다른 식품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에 반해 계속 하락해 왔다. 1갤런 막김치가 지난 1991년 13달러였다가 2002년 12달러로 하락했으며, 현재는 10달러 안팎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로컬 업체들이 생산해 내고 있는 김치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김치보다 가격도 현저하게 낮다.

한인마켓과 주류마켓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는 코스모스김치 데이비드 김 사장은 “그동안 한국에서 들어오는 김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갤런당 18달러까지 받고 있지만, 유독 로컬 업체 김치만이 제 가격을 못 받고 있다”면서 “1년에 한두번씩 배추파동으로 가격이 급등해 재료비 미납금이 불어 그 손실을 충당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치생산으로 인한 손실이 누적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적정 가격을 받지 못했던 것은 월 50만달러에 불과한 로컬 김치시장에 20여 브랜드가 뛰어들어 경쟁 출혈이 극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오씨네 김치의 오시항 사장은 “5년 전 처음 김치 공장을 시작할 때만 해도 김치공장이 괜찮은 비즈니스였는데, 지금은 야채 값은 턱없이 오르고, 김치판매 가격도 계속 떨어져 거의 마진이 없다”며 난감해 했다.

한편, 김치를 납품받는 마켓 측에서도 이번 로컬 브랜드 김치와 비슷한 가격 선을 유지하고 있던 자체 생산 김치 가격 인상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김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일단락되면, 현재 10.99~11.99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는 1갤런 막김치 가격이 13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영순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