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기준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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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절반 이상이 최근 3개월 동안 대출기준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준비은행(FRB)이 지난 4일 발표한 ‘은행 시니어론오피서 설문조사’(January 2008 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 결과에 따르면 무려 80%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지난 3개월 사이에 상업용부동산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고 답했다.

모기지 관련 대출 기준을 강화한 곳은 55%, 상업 및 기업(C&I) 대출 기준을 높인 곳은 33%나 됐다. <그래픽 참조>

지난 1월에 실시된 이 조사는 지난주 FRB 관계자들에게 우선 공개됐던 것으로, FRB가 올들어서만 무려 1.25%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엿볼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결과에 대해 신용경색(Credit Crunch)이 확산되고 있는 증거라며 개인대출과 크레딧카드 발급을 포함한 모든 대출 활동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매분기 실시되는 이 설문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단연 상업용부동산 대출 부문. 56개 국내 은행과 23개 외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상업용 부동상 대출기준을 강화해, 이 조사가 시작된 지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업용부동산 대출 수요가 줄었다고 대답한 비중도 45%에 달했다. 지난해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대출한도액을 줄이고 주택담보대출비율(Loan to Value Ratio)을 낮췄다고 답한 비율도 국내 은행에서 40%, 외국계 은행에서 50%로 나타났다.

C&I 대출에서도 정도만 약할뿐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은행의 3분의 1 이상이 C&I 대출 심사를 강화했으며, 상당수의 은행들이 기업들에 내주는 크레딧라인과 리스크가 높은 대출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모기지에서도 55%의 국내 은행이 대출심사를 높였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프라임 모기지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고 답한 비율은 40%였다.

대출 전부문에 걸쳐 대출심사가 강화된 이유로는 불경기와 이에 따른 대출 수요 감소가 꼽혔다. 이외에도 국내 은행들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든 것을, 외국계 은행들은 대출로 인해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 것을 또다른 주요인으로 꼽았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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