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감동의 투혼과 우정을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관객 동원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뉴스와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과 30일 최고의 관심 속에 열린 남녀 핸드볼의 베이징 올림픽 예선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영화 홍보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중계 아나운서는 영화를 언급했고, 일본 NHK 카메라는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주연 배우 김정은과 문소리를 클로즈업해 보여 주었다. 스포츠 뉴스에서도 영화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남녀 핸드볼의 한일전 승리덕에 영화는 개봉 3주째 흥행몰이를 하고 있고 관람객도 젊은층에서 점차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확장돼 장기 흥행이 전망되고 있다. 관객 300만 돌파를 기념해 주연배우들이 상영극장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라니 더욱 더 영화는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영화가 사회적 관심과 이슈를 모으면서 흥행이 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감동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공감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언제 그런 모습일까?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70대가 행복지수에서 정점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거나 의기소침한 감정에 빠져서는 심리적 불만족이 40대에 가장 높다. 영국 워릭대의 앤드류 오스왈드 경제학과 교수팀과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이 함께 영국 미국 한국 등 80개 나라 국민 2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심리적 만족도가 가장 낮아 연령별 행복지수의 도형이 U자형을 형성했다. 행복지수는 20대에 정점을 이루다가 40대에 최저점을 통과해 70대에 이르면 다시 정점으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다.
영국의 경우 남자와 여자 모두 44세에 심리적 불만족이 가장 높았고 미국은 남자는 50세, 여자는 40세에 심리적 불만족이 최고에 달했다. 40대의 심리적 불만족은 국적, 결혼여부, 소득 수준별로는 편차가 거의 없어 40대라면 시차가 있지만 중년의 위기를 누구나 겪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40대의 특성을 생의 주기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오스왈드 교수는 “40대는 달성할 수 없는 열망을 억제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라면서 “중년임에도 많은 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불만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기에 남은 인생이 얼마되지 않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되는 것도 심리적 불만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0대가 되면 다시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이유는 친구나 동료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남은 인생을 축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스왈드 교수는 “행복지수가 전세계적으로 공통의 패턴을 보이는 것은 인상적”이라면서 “중년의 위기가 40대라면 누구나 겪는 현상임을 받아들이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은 설날. 실질적인 무자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경제 불황이 심리적 영향으로 확대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스왈드 교수의 설명처럼 위기는 누구나 겪는 현상으로 받아들일 때 극복하기 쉬운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하루하루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노력을 경주하면 어려울 것도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 지혜를 발휘한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매 순간이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임문일/굿모닝미디어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