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준 리, 가족같은 직원, 친구같은 고객

한 우물을 파라는 옛말이 있다. 비즈니스의 형태는 여러가지이지만 환경을 알고, 상황을 보고나서 우물을 파야 하는 것은 인생이든 사업이든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특별한 제품은 아니지만 늘 소비성이 있는 배터리 판매사업을 시작한 것은 사실 우연히 주어진 기회였다. 현재 우리가 쓰는 제품의 흐름이 바뀌어가면서 포터블 제품이 많아지고, 소비가 많아지는 아이템이라 어떤 마켓이든 다 들어 갈수 있는 제품이라고 판단이 돼서 시작한 지 벌써 22년째다. 한 우물을 파면서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그 우물이 마저 고갈되기 전에 미래를 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요즘 화두가 되는 이른바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22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일도 지극히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대접을 잘 하라는 뜻임을 알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찾기 위해 보내는 시간보다는, 현재 거래를 하고 있는 고객을 최선을 다해서 보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필요성에 의해서 의존하기보다는 관계를 돈독히 하고, 같이 병행해서 가는 입장을 인식시켜주고 공존의 법칙을 서로 갖고 있으면서 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손님을 왕처럼 대해왔다. 다만 손님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진장한 노력과 시간을 보냈다. 당장 눈앞에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항상 멀리 보고 장기간 관계를 유지해나가려고 정직하게 손님에게 대했고, 그래서 손님이 친구가 되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20년이 넘었다.
직원들은 내 식구이다. 집이 아니고 회사에서 지낸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리 직원들은 집에서 함께 하는 혈육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식구들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기에 차이는 있고, 또 그 때문에 갈등도 없지 않다. 그래도 차이를 서로 메꾸어주면서 울고 웃고 정말 오랜세월을 같이 보내왔다. 머리가 남보다 좋아서 회사에 기여하기 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 회사를 아끼는 마음으로 대할 때가 더 능률적이라고 믿게 된 것도 식구같은 직원들 덕분이다.그 결과를 직접 느끼면서 보다 창대한 앞날을 위해 같이 끌어주고 이끌어가려 한다.
우리는 대가족이다. 인생의 반을 우리 대가족과 같이 지내왔다. 눈 앞에서 당장 이기는 것이 이기는 게 아니다. 공급처는 손님이라, 왕이 되어야 하는데 친구 사이로 지내니 얼마나 부드럽고 좋은지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만 주장하기 보다는 공급처에서 원하는 것을 같이 타협하고, 공존해야 하는 입장을 항상 내세워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기를 함께 도모하면서 여기까지 끌어왔다. 그래서인지 다른 손님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어서 이익을 더 보게된 적이 많았고 내가 손님인지 공급처가 손님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그처럼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 그들 역시 현재 그 일에 종사를 하든 안하든, 지금까지 변함없이 친구로 지낸 지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게 기업의 목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업 자체가 사람으로 이뤄지는 일이고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을 하고, 대접을 받을 때 이뤄지는 기업이 가장 보람된 기업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 기업을 가꿔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 데 부족함이 많다보니 다른 여러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마음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준 리/USAsia Exchang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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