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주 거품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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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급등세를 지속하며 강력한 테마주를 형성했던 대체에너지주에 대한 거품 붕괴 주의보가 발령됐다.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많이 올랐던 주식부터 내다팔고 있기 때문이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는 증시 격언을 입증하는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조사에 따르면 태양열과 풍력,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주는 지난해 말 정점을 찍은 후 고꾸라져 올 들어 평균 25% 하락했다. 일부 종목은 올 들어 기준 지수를 30% 이상 밑돌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말까지 주가가 평균 200% 치솟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의 주가 상승 요인은 정부와 업계의 대체에너지 사용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F&C 글로벌 아퍼튜너티스 펀드의 테리 콜즈 수석은 “대체에너지 주식에 대한 매도공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최근 주가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경기침체기에는 유동성과 에너지 수요가 시들해지게 마련이고, 기존의 전통 에너지주들에 비해 아직 미래가 불확실한 대체에너지주들의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BNP파리바의 에드문드 슁 유럽 주식 투자전략가도 “대체에너지 연료들은 향후 몇 달간 위기를 겪을 것이고,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 성장세가 매우 불투명한 종목을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돌입한다면 이러한 종목들의 주가 회복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계 태양열 업체인 선테크파워는 올 들어 주가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를 약 35% 하회했다. 지난 2005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무려 300% 가까이 급등했던 종목이다.

영국에서는 클리퍼윈드파워가 지난 2005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250% 이상 올랐으나 올 들어서는 FTSE지수를 17% 밑돌고 있다.

미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연료업체인 퍼시픽에탄올의 경우 지난해 말 3년간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 들어 시장수익률에 15%나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세계 최대 터빈 생산업체인 베타스윈드시스템스는 지난해 4/4분기 실적 호조를 업고 올 들어 주가가 약간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초부터 2007년 말까지 주가가 700% 이상 치솟았던 점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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