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은행들의 동상이몽- ‘살 사람(바이어)은 많은데 팔 사람(셀러)은 없다’
한인은행들 뿐 아니라 미 전역의 모든 커뮤니티은행들이 인수합병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행가협회(ABA)가 19일 ‘ABA 커뮤니티 뱅커 내셔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커뮤니티은행 경쟁력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커뮤니티은행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7%가 향후 5년안에 타 은행을 인수합병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향후 5년안에 은행이 팔릴 것으로 내다본 비율은 고작 7%에 그쳤다.
‘사고 싶지만 팔겠다는 곳이 없다’는 몇몇 한인은행 관계자들의 푸념은 한인은행들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ABA 뱅킹 저널’의 스티브 코치오 편집국장은 “지난 몇년새 컴플라이언스를 맞추고 최신 IT기술을 도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올라 은행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은행인들이 많이 늘었다”라며 “그럼에도 팔겠다는 곳이 7.3%에 불과한 것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총 656개 은행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는 금융권 전체의 핫이슈 가운데 하나인 인수합병 외에도 리모트 디파짓 서비스(RDC), 아웃소싱 등에 대한 은행들의 인식을 알아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들이 발견된다.
지난 2~3년 사이 한인은행들 사이에서도 붐처럼 도입됐던 RDC의 경우 ‘서비스 도입에 따른 수익성이 없었다’는 응답이 54%에 달했다. 전체 은행의 37.5%가 현재 RDC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도입할 예정이라는 곳도 24.5%나 됐다. RDC 도입 이유도 흥미롭다.
‘생존전략의 일환’이라는 대답이 32.3%로 가장 많았고 ‘IT리더가 되고 싶어서’라는 대답이 27%로 뒤를 이었으며, ‘경쟁은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14.8%나 됐다.
비용절감을 위한 아웃소싱을 택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의 36.6%가 아웃소싱을 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69.3%는 지난 2년새 아웃소싱을 시작했다. 아웃소싱을 하는 은행들은 인터널 오딧(52.7%), 론 리뷰(48.8%), 컴플라이언스 오딧(46.3%) 등을 주로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가장 구하기 힘든 포지션’에는 비즈니스 렌딩 오피서가 1위(93.4%)를 차지했으며, IT오피서가 근소한 차로 2위(92.9%)에, 컴플라이언스 오피서가 3위(92.1%)에 각각 올랐다. 지난해 1위였던 리스크담당책임자(Chief Risk Officer)는 7번째(89.7%)로 내려앉았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