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 상원의원들이 연방 이민국 직원에게만 부여한 불법체류자 체포, 구금 할 수 있는 권리를 조지아주 각 카운티와 시 경찰국 경찰들에게도 부여한다는 새로운 반 이민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의원의 이름을 딴 ‘챔블리스-아이잭슨’ 법안(SB 2717)으로, 이민자들로 넘쳐나고 있는 조지아주의 이민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화당 의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조지아주의 반 이민정서가 미국의 다른 주들보다 강력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지만 이 법안의 경우는 연방 정부가 정한 규정과 현실까지 무시한 채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여서 의아하다.
만약 조지아주에서 이 법안이 통과, 지역 경찰이 불법체류자 단속까지 한다면 그동안 일반범죄의 제보자 등이 사라져 현실적으로 범죄 수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민자들이 집중거주하고 있는 지역 경찰서장은 이야기하고 있다.
범죄는 기승을 부리는 데 사건은 해결 못하고 피해만 양산시킨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알 수 없다.
일선 경찰관들이 지금도 일손이 달리는데 불법체류자 단속 업무까지 맡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는 것을 의회가 알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일은 경제 위축이다. 가뜩이나 미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체류자 단속까지 강화해 경기를 더 옥죄고 있는 게 조지아주의 현실이다.
최근 수년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틀랜타 한인 경제도 예외가 아니다. 그 동안 소비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히스패닉계 등 이민자가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인해 자동차와 주택 판매, 소매는 물론 도매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지아의 반 이민 정서가 지속된다면 조지아주 경제는 의회와 주 정부 등 내부의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셈이 된다.
또 최근 들어 한국 현대-기아차의 조지아와 인근 앨라배마주 현지 생산공장 가동과 건설로 지동차 관련 한국 기업들의 동반 진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주 의회는 연방정부에 앞서 반 이민법을 속속 상정하고 있다.
조지아주는 이민자들의 돈은 적극 긁어 모으면서 정작 그들에 대한 지위나 권리는 박탈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애틀랜타와 동남부 지역 외국인들이 가장 가까운 대형 공항인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의 입국심사가 지나치게 까다로워 다른 지역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후 애틀랜타로 온다는 말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조지아 주가 연방 이민정책에 앞서 반 이민 정책의 선봉에 서 있는 것에 꼭 맞는 한국 속담이 있다. 우리 속담 중에 ‘숭어가 뛰니 망둥이와 꼴뚜기도 뛴다’는 말이 있다.
남의 행동에 편승하여 덩달아 설침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조지아주가 연방정부의 이민정책을 넘어 통과 시키려는 반 이민법인 ‘챔블리스-아이잭슨’ 법안이야말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류종상/애틀랜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