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똑똑하게 만드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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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는 주인이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를 상상해보자. 주인은 대문에 들어서면서 반가운 마음에 혼자 집에 남아 있던 개를 힘껏 안아준다.

“혼자서 집 잘 보았구나.  착하지.  착해.” 이 상황에서 뭔가 떠오르는 생각은 없는가? 벌써 상상이 가겠지만 이런 ‘재회 인사’도 분리불안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 일 때문에 바쁜 중년의 샐러리맨들 중에는 개가 유일한 친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가장이 회사일 때문에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아내는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저녁을 먹고 온다면 전화라도 해줄 수 없어요!  난 먼저 잘 거예요…….”

아내는 화가 나서 반겨주지도 않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버지와는 상관없다는 듯 자기 방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랑스런 개는 달려나와 자신을 반겨준다.

“그래, 그래.  날 기다리는 사람은 없고, 너만 나를 반기는 구나.  그래, 그래…….”야근에 지친 주인은 개의 환대에 감격해 안아주고 쓰다듬어준다.  그런 주인의 기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재회 인사를 지속하면 개는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다.  재회 인사가 습관이 되면 개는 집에 드나드는 사람에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문이 열리는 소리만으로 흥분하고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이것은 개가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경우 지방 강연으로 2,3일씩 집을 비우거나 해외에 나가게 되면 일주일 이주일씩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강연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절대 개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지 않는다.  돌아온 다음날까지 개와의 대면을 피하다가 개를 만지거나 시선을 주는 것은 3일째부터이다.  독자들은 이런 나의 행동이 너무 냉정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하루나 이틀 정도 외면하는 것이 바로 개에게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포인트이다.

귀가했을 때 제일 먼저 개가 접촉을 하면 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개의 정서 상태가 현격하게 변한다.  사람이 없을 때의 외로움이 더 커지고 돌아왔을 때 그만큼 소란을 떨게 된다.  사람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정신적 안정도 흔들린다.  개도 마찬가지이다.  집에 들어섰을 때 개가 반갑다고 꼬리치고 빙빙 돌며 환영해도 그 순간은 무시하자.  접촉하는 것은 차분함을 되찾았을 때부터 해주자.

“그렇지만 문을 열면 귀엽게 달려드는 것을 어쩌지요.  그걸 무시하라니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아마 이렇게 말하는 주인들이 많을 것이다.  사랑하는 개가 반겨주면 귀엽고 기쁘다.  그러나 그 기분을 억누르지 못하면 개는 분리불안에 빠진다.  달려드는 개를 안아주고 쓰다듬으며 반가워하는 것은 주인이 개의 응석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주인이 개에게 응석을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응석이 결과적으로 개가 안정을 잃고 불안을 느끼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접촉은 개가 차분할 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서 개를 사랑할 줄 아는 분별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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