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 하락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미국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27일자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속적으로 떨어진 미국내 주택 가격과 달러 약세로 인해 외국인들의 미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외국인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뉴욕 맨하탄 또는 플로리다주 남부의 고급 저택과 같은 고가의 부동산에 투자해 왔으나 최근들어서는 그 가격과 지역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올해 외국인의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지난해 전미부동산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6년4월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에이전트의 고객의 18%가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 5명 중 1명 꼴이 외국인인 셈이다.
또한 에이전트들은 외국인 고객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 투자자들에게 미국 부동산을 소개하고 있는 토론토에 위치한 트레일리지 부동산그룹의 마크 파틴 사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고 이 관심은 계속 커져가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이유는 가격 하락이 가장 크며 위험성과 투기성이 적은 미국 시장이 장기적으로 보면 건전한 투자시장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드웰뱅커 뉴욕의 헌트 케네디 상임이사도 “외국인들이 현재 미국 부동산 투자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일생에 한번 찾아 올 만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들의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도 다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해외 부동산 취득액은 6,400만 달러(183건)로 전월 4,900만 달러(151건)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는데 이중 북미지역도 2700만 달러(56건)로 전달보다 늘어났다. 올 1, 2월 해외부동산 투자 건수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미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한국인이 해외부동산 투자 시 사전 신고를 한 후 송금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신고 전에도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도록 외환 거래제도가 바뀐 것에 힘입어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해외부동산 투자는 한국내부동산과 달리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중과세 조항이 없어 한국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해외주택을 보유하다 양도한 경우 주택의 수에 관계없이 1가구 다주택 중과세율을 적용 받지 않기 때문에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미국 부동산에 눈길을 계속 돌리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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