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따른 주주들의 질책으로 와코비아 은행이 행장을 경질하고 워싱턴뮤추얼은 행장과 이사장 직책을 분리했다.
미국 4대 은행인 와코비아은행의 지주회사인 와코비아 코퍼레이션(심볼:WB)은 행장 켄 톰슨이 사임하고 랜티 스미스 이사장의 행장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2일 발표했다. 톰슨의 사임은 시티그룹의 찰스 프린스,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에 이어 서브프라임과 신용경색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월가에서 주목하는 CEO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3번째 사례가 된다.
톰슨의 경질은 지난 1분기에만 7억7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데 따른 주주들의 문제제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톰슨은 연초만 해도 배당금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거짓말이 됐으며, 이는 주주들이 톰슨을 신임하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와코비아 이사회는 지난달 이사회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취지로 톰슨을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며 주주들의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톰슨의 주도로 주택시장 거품이 최고조이던 2006년에 25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주택대출업체 ‘골든 웨스트 파이낸셜’로 와코비아가 28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게 된 것은 그의 경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2년간 몸담아온 와코비아를 떠나는 톰슨은 임기를 마치지 못한데 따라 145만달러의 계약해지금을 받게 된다.
한편 이날 워싱턴뮤추얼은 행장 겸 이사장이었던 케리 킬링저가 이사장에서 물러나고 스티븐 프랭크 이사가 이사장에 오르며 경영진과 이사진의 독립성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금융기관 중 하나로, 1분기에만 11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계속 터지는 부실대출에 대비해 35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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