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의 신임 행장 후보로 지난 연말 은퇴한 민수봉 전 윌셔은행장과 벤자민 홍 현 새한은행장 등 2명의 노(老)행장의 이름이 다시 거론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미의 몇몇 이사들이 개별적으로 이들과 접촉했으나 아직 이들에게 공식적인 오퍼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미 이사회에서 어떤 오퍼를 넣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은퇴를 선언한 민 행장이나 현직에 머물고 있는 홍 행장 모두 선뜻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모든 한인은행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가장 경험많고 확실한 성공사례를 갖고 있는 ‘뱅커’로 꼽히는 이 두사람이 뒤늦게 일등 은행인 한미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의 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만큼의 관록과 경험을 지닌 인물이며 이사회에 심하게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경영 스타일이 강점 가운데 하나라는 평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나이는 관계가 없다.
한인은행들의 집중도가 높은 상업용 부동산에서 곧 문제가 닥칠 가능성이 높은 지금의 시장상황을 젊은 세대들은 겪지 못했다. 경험이 많은 이들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두 사람 모두 70세를 넘긴 고령인데다 민 전 행장은 은퇴를, 홍 행장은 새한은행 이사회의 연임 권유를 사양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민 전 행장은 지난 연말 은퇴를 하며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윌셔의 고문으로 남아 다른 은행 일은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작성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노동법상 이같은 조항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이라 민 전 행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이를 뒤집을 여지는 남아있다. 하지만 고석화 이사장과의 돈독한 관계도 있고 이미 주위의 축하속에 은퇴식도 가진만큼 이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새한에서의 임기가 7개월여 남은 홍 행장의 경우 지난 1990년대 초 한미에 잠깐 몸을 담았다 불미스런 일로 나온 적이 있다. 새한의 경우 통상 2개월 정도 전에 통지를 하는 절차가 있다. 홍 행장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 요청에 “정식 오퍼가 없으니 할말도 없으며 큰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몇몇 이사가 의향이 있느냐고 묻길래 오퍼를 보고 얘기하자고만 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