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 직원들 사이에 여름 보너스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벌써 지급됐어야 할 보너스 소식이 감감 무소식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분위기인지라 은행 직원들은 선뜻 보너스에 관한 얘기를 행내에서 내놓고 말하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며 기다리는 처지들이다.
한 은행의 론오피서는 “보너스가 없을 수도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설마 전혀 주지 않는 건 아니겠지요”라며 은근히 보너스 지급을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의 어카운팅 직원은 “끼리끼리 모여 보너스가 어떻게 될까 얘기를 나누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기다리고만 있다”라면서도 “마음같아선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윗분들이 크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은행 경영진도 부담이 적지 않은 표정들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보너스를 위해 어느 정도 예산을 준비해두고 있지만 다른 경쟁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할 것이라는 원칙만 정해둔 상태일 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보너스 액수를 비교적 일찍 발표하는 편으로 알려진 중앙은행의 고위급 간부는 “보너스가 지급되긴 해도 금액이 클 수는 없다.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래은행의 한 관계자는 “큰 은행들에 따라서는 지급하는 편인데 올해는 유난히 아무런 소식이 없다”라며 답답해했다.
한인은행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순익과 수익률이 크게 악화된 올해 큰 보너스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서 여름과 겨울마다 보너스 형식으로 한달급여분에 가까운 액수의 돈이 지급되는 기업체는 한인은행 밖에 없을 정도인지라 몇몇 은행은 일괄적으로 지급되던 보너스를 각 직원별 실적에 따른 보상 형식으로 전환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의 고위 임원은 “사실 요즘같은 상황에 보너스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 한다는게 말이나 되나”라며 “직원들도 회사 사정을 이해하고 어려울 때는 함께 이겨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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