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한미은행 유재승행장 내정 의미


▲ 한미은행 지주회사 한미파이낸셜의 윤원로 이사장(가운데)이 지난 13일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헤드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준형 이사(왼쪽), 브라이언 조 CFO와 함께 유재승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이 신임행장으로 부임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2008 Koreaheraldbiz.com

지난 연말 손성원 전 행장이 사임한 뒤 반년여간 육증훈 행장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한인은행가의 ‘리딩뱅크’한미은행이 마침내 ‘정식’ 선장을 찾았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미주 한인은행의 맏형격인 ‘한미호’를 이끌게 된 유재승 신임행장 내정자는 5달러대까지 떨어진 주가와 부진한 실적, 가라앉은 사내 분위기를 동시에 다잡아야 하는 무거운 임무를 지게 됐다.

한국 우리은행 출신인 유재승 행장 내정자는 한국 은행가 사정에 정통하면서도 미주한인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고 미국에서 6년여에 걸쳐 현지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37년이 넘는 은행경력의 절반을 미국에서 보냈으며, 지난해에 우리아메리카 행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미국에 더 머물 뜻을 공공연히 밝혀와 언젠가는 한인은행가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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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미은행이 처한 상황은 유 내정자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신임행장 인선 과정이 길어지며 벌어졌던 일련의 에피소드들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많은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반증이다. 실적부진, 주가하락 등 ‘리딩뱅크’로서의 한미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며 그사이 은행내 분위기도 많이 흔들려 있다.

주택경기 부진으로 시작돼 서브프라임, 신용경색으로 이어진 미국 은행들의 고난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아메리카은행이나 한국 우리은행에서는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이사진과의 적절한 관계설정은 그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취임했다가 실망만을 안기고 떠난 손 전 행장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미 이사회는 13일 공시한 행장내정자 발표에서 유 내정자에 대해 “크레딧 관리, 인터스테이트 뱅킹, 신상품 개발,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국제무역 등에 특출해 한미가 한단계 더 발전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한미은행의 관계자는 “그간의 과정이 어쨌든 한인사회를 깊이 이해하면서도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적임자 가운데 한명 아닌가”라며 “앞으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재승 행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지난 1970년 한국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사, 뱅커 경력을 시작했다. 1978~1982년 우리은행 뉴욕지점, 1987~1992년 우리아메리카 뉴욕지점, 1998~2000년 우리은행 뉴욕지점장, 2001~2007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 경력의 절반을 미국에서 보냈다. 한국에서는 우리은행의 연희동, 수유동, 둔촌동, 태평로지점장 등을 거쳤으며 국제부에서도 오랜기간 일했다. 차분하게 분위기를 잘 추스리고 주변의 말에도 귀를 잘 기울인다는 평이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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