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박 속 가격하락 아이템

연일 치솟는 유가와 곡물가에 세계 경제가 휘청대고 있다. 공공 요금과 상품 가격도 덩달아 올라 소비자들은 연일 울상이다. 이처럼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몇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오히려 내려간 상품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전제품은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전제품의 가격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소비 추적 서비스 회사인 NPD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전자동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은 1년 전 178달러에서 최근 28달러로 무려 150달러나 싸졌다. LCD TV의 가격도 평균 848달러에서 올해 들어서만 18달러가 내려갔다. 소비자 전자기기 연합(CEA)에 따르면 노트북 가격은 775달러에서 9%가 떨어졌다. 이 추세는 플라즈마 TV, DVR, 데스크탑 컴퓨터와 휴대폰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해당한다. 이는 신상품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기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제조회사들이 가격을 끌어내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 의류도 가격이 내려간 아이템이다.남녀의 소비 행태가 다른 것과 관련 있다. 남성들이 꼭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만 구매한다면 여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옷을 자주 구매하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싼 가격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NPD그룹에 따르면 여성들은 쇼핑 1회당 평균 19달러를 쓰는데 이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4% 덜 쓰는 셈이다.

호텔 객실요금도 줄었다. 여행 조사기관 스미스에 따르면 일일 투숙 비용은 109달러에서 108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사업상의 출장 대신 전화나 화상 회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 요금 감소는 테마파크 등 레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놀이공원의 이용료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식스 플래그(Six Flag)는 지난 4월부터 미국내 19개 테마파크의 이용료를 10달러씩 내렸다. 이 외에도 세인트 루이스 파크나 텍사스의 허리케인 하버 워터파크 등이 이용료를 내리는 등 전반적으로 테마파크 이용료가 낮아지는 추세다. 장난감 가격의 하락세도 눈에 띤다. 경기 불황으로 여름 휴가를 생략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대신 자녀들에게 싼 장난감을 여러 개 선물하는 부모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장난감 가격은 전년 대비 5.3%가 낮아졌다.

JP모건체이스의 증권 분석가인 짐 글래스먼(Jim Glassman)은 “경기는 나빠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이라며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면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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