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배당금 축소는 지금의 시장상황에서 결코 놀라운 결정이 아니다.
이번에 배당금 축소를 결정한 한미를 제외한 나라(NARA), 윌셔(WIBC), 중앙(CLFC) 등 다른 3개 나스닥 상장 한인은행들은 여전히 이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들어서만도 수많은 은행들이 배당금 축소에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으로는 클리블랜드에 헤드쿼터를 둔 키뱅크(심볼:KEY)가 있다. 포춘500에 들 정도로 탄탄한 은행이지만 지난 12일 법정분쟁에서의 패소를 핑계로 대며 연간 2억달러에 달하는 자본금을 절약하기 위해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24%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면 주택 모기지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12월에 분기당 56센트에 달하던 배당금을 15센트로 잘라 버린 워싱턴뮤추얼(WM)을 꼽을 수 있다.
금융주에 대해선 신용경색에 따른 위험에 병적이라고 할 정도로 집착하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상 은행으로선 증자와 배당금 축소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보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는 주택경기 하락과 불경기로 대출손실이 급증하며 이를 메꿀 자본금의 필요성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전문가들은 배당률이 모든걸 말해주는건 아니라는 점에 동감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트렌드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같은 분위기는 은행들에 너무 많은 배당금을 지급해선 안된다는 당위성을,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배당률을 유지하는 은행주에 대한 우려를 안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