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한인은행 하반기 관건은

자산건전성 개선과 예금유치 경쟁으로 분주했던 한인은행들이 하반기 운영계획 실행에 돌입했으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주류계 대형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한인은행들도 대출손실 처리, 배당금 축소, 경영진 교체 등을 단행했던 전반기였지만 자산건전성 개선과 유동성 확보라는 지난 6개월 동안의 현안은 계속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금융기관들의 어려움이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미국 전체가 신음하는 불경기도 금세 지나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런 가운데 올 하반기에 현상유지를 하거나 소폭의 성장세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장래에 다가올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다져놓느냐에 관건이 달려 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는 금언은 은행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 셈이다.

투자기관 ‘키프 브루옛 & 우즈’(KBW)가 집계하는 ‘KBW 은행지수’는 올 들어서만 33%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서브프라임, 주택모기지, 건축대출 부실 등 대형은행들의 최대 현안인 문제들에서 한발 비켜서 있긴하다. 하지만 불투명한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망과 불경기에 따른 불확실성,그리고 부실대출 문제에 따른 자산건전성및 수익성 악화, 예금 유치의 어려움 등은 개선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관행으로 자리잡아 온 한인은행들의 여름 보너스 지급조차 올해엔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름 보너스를 안주면 각 은행들이 보너스를 위해 비축한 예산을 수익으로 처리할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인은행권의 수지개선 과제는 심각하다.

한인은행들이 새롭게 주시하는 부문은 자본금 확충(증자)이다.

퍼스트스탠다드은행을 제외하면 당장 자본금에 문제가 있는 한인은행은 많지 않지만 부실대출과 유동성 문제로 불확실성이 너무 높은 상황인만큼 자본 적정성(Capital Adequacy)에 대한 부담은 은행경영진을 압박하기에 충분하다. UBS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내 은행들은 2130억달러 규모의 증자를 단행했으며, KBW는 210억달러 이상의 자본금이 은행권에 더 수혈돼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인은행 가운데서는 퍼스트스탠다드은행과 태평양은행이 공식적으로 증자에 나설 계획을 밝힌 상황이고, 일부 중대형 은행 또한 자본확충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은행이 2분기 배당금을 주당 0.03달러로 절반 가량 줄인 것도 자본금 보유율을 보다 탄탄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한인은행권의 한 임원은 “대부분의 한인은행이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증자가) 당장 큰 이슈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감독국에서 충분한 자본금을 원하고 있어 고민하는 경영진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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