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인디맥은행 파산으로 본 한인은행 현주소는

인디맥은행 도산으로 예금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급기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쉴라 베어 의장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그는 15일 CBS의 ‘The Early Show’에 직접 출연해 “8500개 이상의 은행 중 1개 은행이 도산했을 뿐이다. 현재 미국의 은행들에 문제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지난 75년간 어떤 예금주도 FDIC 보험에 가입된 돈을 되찾지 못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침체기로 몰아넣은 일부 은행 및 투자기관들의 지나친 모기지채권 놀음이 빚어낸 결과이지만 이제 그 여파는 성실하게 운영해온 중소형 은행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은행전문가들은 한인은행이 인디맥은행과 같은 상황을 맞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가격 폭등으로 수많은 주택모기지에서 부실이 발생한 것이 인디맥의 1차적인 파산 원인이라고 본다면 같은 사례가 한인은행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윌셔은행의 알렉스 고 CFO는 “인디맥과 한인은행은 대출자산의 구성과 주력하는 비즈니스의 성격이 다르다. 인디맥은 주택모기지이지만 한인은행은 상업용부동산과 커머셜대출이 주가 된다”라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는 게 현실적으로는 극히 드문 일인데다 현재 한인은행들의 상황은 뉴욕타임스가 다음 차례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 ‘다우니파이낸셜’이나 ‘뱅크유나이티드파이낸셜’ 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인디맥의 사례에서 한발 비켜 서 있다고 하지만 한인은행들의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지난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주요 이슈였다면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본금이다. 모든 게 주택시장 침체에서 비롯된 불경기가 원인이다. 은행에 주택모기지 자산이 없더라도 불경기로 론페이먼트가 어려워지는 대출자들이 늘어 부실대출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대손충당금(Allowance for Loan Loss)을 쌓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순익이 줄게 되고 자본금 잠식의 위험도 생긴다.

결국 관건은 불경기를 맞은 은행들이 얼마나 대출손실을 줄이느냐, 즉 캐피탈 매니지먼트에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인은행들의 자본금에 문제는 없지만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무너진다면 이를 견뎌낼 곳이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라며 “고객으로선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의 상태가 어떤지 관심을 갖는 것도 불안감을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업계의 전망은 당분간 그리 밝지 않다. 기업의 현주소와 미래의 전망을 보여주는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너무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은행들의 전망은 지금의 시장상황에서 가장 큰 외부요인인 불경기가 얼마나 이어질 지에 달려 있다. 한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섹터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운타운의 의류업과 기타 자영업으로 좁힐 수 있는데 모두 불경기에 힘들어하는 업종이다. 샤핑몰이나 대형빌딩에 들어선 테넌트들이 렌트비를 내지 못하면 이는 건물주들에 부담이 돼 한인은행들의 자산이 집중된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큰 위협이 된다.

한 한인 뱅커는 “중소은행들이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불안감이 커질 수록 고객들은 규모가 큰 은행들로 이동하게 된다. 은행에서는 오퍼레이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눈여겨봐야 한다. 힘들어지면 꼭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인은행들의 상황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전망은 금물이라는 것이다.불경기가 예상보다 길어진다고 보면 인건비를 줄이고 인수합병을 통해 살길을 모색해야지 각자 버티기 형국으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새겨둬야 한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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