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구조조정 은행권 ‘뒤숭숭’

한미은행의 구조조정 소식으로 한인은행가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연말부터 나돌기 시작한 한미의 구조조정은 지난달 유재승 행장의 취임사를 통해 공식화된 뒤 마침내 베일이 벗겨졌다.

지난 4월 중앙은행이 부행장급 2명을 포함한 8명을 내보냈고, 얼마전에는 새한은행이 18명 감원 등의 구조조정을 한 뒤 나온 이번 결정은 올해 한인은행가의 3번째이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누가 어떻게 되나를 두고 한인은행가 곳곳에서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결국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미의 공식적인 발표로 62명의 인력감축에 지역본부 통폐합, 대출승인과정의 중앙집중화 등의 세부사항이 공개된 가운데 이외에도 지점장이 부서이동을 통해 전혀 다른 보직을 받거나 몇몇 부서가 통째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LA한인타운내 버몬트 지점에 있던 전산(MIS) 부서가 헤드쿼터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 자리에는 헤드쿼터 1층에 있던 국제부가 옮겨가게 된다. 국제부가 있던 자리에는 윌셔길에 독립적으로 위치했던 SBA부서가 자리를 잡으며 SBA부서가 쓰던 공간은 서브리스를 통해 렌트비 부담을 덜게 된다.

인원감축에 있어서는 매니저급 이상에만 통보가 나갔으며 31일에 통보 과정이 모두 마무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승 행장은 이에 앞선 지난 28일 전직원들에 보낸 편지를 통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자’는 메세지를 전하기도 했다.

조직개편의 핵심이 되는 지역본부 통폐합에서는 영업권이 남부, 중부, 북부 등 3개로 분할된다. 북부는 북가주부터 LA한인타운 일부 지점까지, 중부는 나머지 한인타운 지점에 LA동부 지역을, 남부는 사우스베이 및 오렌지카운티 지역을 총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배제된 몇몇 본부장은 다시 본연의 지점장 임무로 돌아간다. 한미 측은 이같은 조정을 통해 대출 승인업무가 지역본부에 집중돼 대출 검토에서부터 헤드쿼터에서의 의사결정까지 전 과정이 신속히 이뤄지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냉정한 평가를 잊지 않는다. 중간 매니저급이 필요 이상으로 많았고 지난 반년여간 한미의 분위기가 너무 쳐져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한미 출신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힘을 합쳐야만 가능했던 일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그간 한미의 분위기가 느슨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 꽉 조이고 한인커뮤니티 리딩뱅크의 모습을 되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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