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규주택 착공 17년만에 최저

미국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손실로 양대 국책 모기지 기관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구제금융설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주택착공이 17년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 상무부는 19일 7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연율 기준으로 96만5천건을 기록, 전달의 108만4천건에 비해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96만건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29.6% 줄어든 것으로, 17년만에 최저치다.
주택 착공이 감소하는 것은 팔리지 않는 매물이 쌓이고 압류 주택이 대거 매물로 나오는 가운데 신규 주택 수요가 줄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가 되는 착공 허가 건수도 급감하면서 80년대 수준으로 돌아갔다. 7월 단독주택 및 아파트 착공 허가 건수는 연율 기준으로 93만7천건에 그쳐 전달보다 17.7% 줄었고 1년간 32.4%나 감소했다.
단독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전달보다 5.2% 감소한 58만4천건에 그쳐 1982년 8월 이후 26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41.4%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규주택 건설 감소세가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매물이 쌓여있는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에서는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그린로와 테트 위즈먼은 단독주택 착공이 올해말 또는 내년 초까지 추가로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미 주택시장의 침체는 매매 부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얼마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2분기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연간 환산 기준으로 491만3천채로 1년 전보다 16%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단독주택 중간 가격도 7.6% 내렸다.
주택압류 신청도 7월에 27만2천건으로 전달보다는 8%, 1년 전보다는 55%나 증가해 모기지를 제 때 갚지 못해 집을 빼앗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주택시장 침체는 그렇지 않아도 모기지 손실로 고전하고 있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부실 우려를 키우며 금융불안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자매지인 경제전문 주간지 배런스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한 이후 미 재무부는 이들 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금융시장의 우려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융불안 우려는 대형 은행이 수개월 내에 파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아직 숲을 빠져 나가지 않았다”며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몇 달 안에 중소형 은행뿐 아니라 대형 투자은행이나 대형 은행 중 한 곳이 도산하는 것을 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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