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감독기관들, 기준 강화 놓고 논란

금융기관들의 위기가 계속되며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정부기관들 사이에 그 강도와 기준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은행들의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는 것에 대해 감독기관들이 어떻게 대처해 은행들의 파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격렬해지고 있다고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관계자들은 비공개로 이뤄진 미팅에서 연방 통화감독청(OCC), 저축기관감독청(OTS) 등의 다른 금융감독기관 관계자들에게 은행 감독 기준을 강화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미팅에 참석했던 관계자들과 가까운 한 인사에 따르면 FDIC는 감독기관들이 은행들에 내리는 채점 기준을 강화해 파산 위기에 몰린 은행을 사전에 발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보통 연방준비은행(FRB) 또는 FDIC 및 주정부 산하 금융감독기관(캘리포니아는 DFI)에게 매년 감사를 받는다. 보통 CAMEL(Capital·Asset Quality·Manangemet·Earning·Liquidity)이라고 통칭되는 5개 부문이 감사 대상이다.

감사 뒤 각 은행들은 1~5의 점수를 받게 되는데 이 점수는 감독기관과 은행 최고위 경영진에게만 공개된다. 1은 ‘Excellent’를 의미하며, 4~5는 평균 이하로 행정제재를 받는게 일반적이다. 한인은행들에서는 현재 한미은행과 나라은행이 FRB 감사를 받으며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FDIC 감사를 받는다.

각 기관들이 추구하는 채점 기준이 다르고 최근의 은행 파산 사례들은 그 기준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라는게 FDIC의 주장이다. FDIC는 이 미팅에서 OCC에 보다 많은 은행들의 점수를 낮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윌리엄 아이잭 FDIC 전 의장은 “FDIC는 은행이 파산했을 경우 뒤처리를 하게 돼 이론적으로는 감사 기준이 제일 강하다”라며 “감독기관들은 우선 은행이 재활할 수 있을지를 먼저 보는 편이며 경솔하게 법적인 규제를 밀어붙이는 일은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FDIC가 이같은 주장으로 다른 정부기관 산하 조직들을 당혹케 하는건 예금보험을 관리하는 자신들의 입장과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감을 조기진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진다. 실제 지난달 파산한 인디맥의 경우 FDIC의 90개 위험은행 리스트에는 포함됐으나 감사를 직접적으로 담당했던 OTS의 위험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OTS의 스캇 폴라코프 시니어 데퓨티 디렉터는 “OTS의 감사관들은 매우 능력이 있으며, 자신들의 일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는 말로 FDIC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직접적인 논평을 피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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