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눈에 불을 밝히고 감시하는 문제은행 수가 크게 늘었다.
FDIC는 예금보험에 가입한 은행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을 모아 정리·분석해 발표한 보고서(QBP)를 통해 ‘문제은행’으로 분류된 은행의 수가 지난 3월말의 90개에서 6월말 현재 117개로 늘었다고 26일 발표했다. 리스트에 포함된 은행의 수는 27개 증가한데 불과하지만 자산규모로는 263억달러에서 783억달러로 3배 늘었다. 여기에는 지난달 파산한 인디맥은행 보유자산 320억달러도 포함돼 있다.
FDIC의 쉴라 베어 의장은 “신용위기 악화와 부실자산 증가가 계속되면서 문제은행으로 분류되는 은행의 수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98% 이상의 은행들이 여전히 충분한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등 대다수의 은행들은 지금의 위기를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DIC는 오는 10월의 미팅에서 은행들이 예금보험을 위해 내는 보험료를 인상해 추가적인 돌발상황에 대비할 뜻을 비췄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FDIC 예금보험에 가입한 은행들이 벌어들인 분기순익은 총 50억달러로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면 1991년 4분기 이래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총 자산규모 역시 지난 2002년 이래 처음으로 소폭 감소해 부실대출로 인한 은행들의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났다.
은행들이 대출손실에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의 2분기 추가분(Provision) 규모는 502억달러로 1년전의 114억달러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의 평균 3분의 1가량이 충당금 적립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부실대출(90일 이상 연체) 규모는 1분기의 262억달러에 이어 2분기에도 267억달러 증가했으며, 지난 9개월 동안 발생한 부실대출의 90% 가까이가 부동산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으로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전체 대출의 평균 2.04% 가량이 부실로 분류돼 있다.
염승은 기자
▶FDIC의 문제은행이란 미국 은행들을 감독하는 정부기관 중 가장 큰 FDIC가 별도로 관리하는 은행들을 뜻한다. 이 은행들은 유동성 문제로 돈부족에 시달리거나 영업 또는 경영진에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며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은행들은 파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로는 이름이 오른 은행들의 13%만이 파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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