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뮤추얼 주식도 휴지조각 돼나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으로 군림했던 워싱턴뮤추얼(심볼:WM)의 고난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에 20여년간 함께 했던 케리 킬링거 행장을 내치고 새 행장을 영입한 뒤에도 주가폭락을 멈출 수 없었던 WM의 주가가 결국 2달러대까지 추락하며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WM이 제2의 리먼브라더스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으며 연일 20%의 낙폭을 기록하더니 11일 장중 한때는 주당 1.75달러까지 내렸다가 전일 마감가 대비 21.98% 오른 2.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8일 마감가 대비 34% 하락이다. WM의 주가가 2달러대에 접어들기는 지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투자기관 ‘v파이낸스 인베스트먼트’의 윌리엄 레프코비츠는 “WM은 많은 투자자들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는 은행 가운데 하나”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WM이 최근의 주가폭락으로 충분한 댓가를 치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참다못한 WM의 경영진은 결국 11일 장마감뒤 “3분기에 45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쌓을 계획”을 밝히며 “WM의 자본금은 충분한 상태이며 예금주들의 동요도 아직까지는 없다”는 말로 진화에 나섰다. 이같은 발표 뒤 주가가 조금 회복하기는 했지만 대세를 뒤집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섰던 주택모기지 사업이 주택경기 하락으로 무너져 내렸고 천문학적인 적자액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든건 아니냐는 말도 나올 정도다.

WM으로서는 오는 12월에 회계규정이 바뀌기 전에 새 주인을 찾아 나서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킬링거 전 행장은 올 초 JP모건의 오퍼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2월에 바뀌는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새 회계규정에 따르면 바이어는 셀러의 자산을 인수가가 아닌 시장가로 계산해 손실처리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WM은 추가적인 증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이 규정에 대한 부담으로 인수 협상을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2년간 최대 19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는 WM이 어떻게 이 파고를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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