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 AIG 유동성 확보가 관건

세계 최대 보험사 AIG가 생사의 기로에 선 채 활로를 찾기 위한 긴급 유동성 확보 막판 협상을 긴박하게 진행하고 있다.

AIG는 보험계약자들의 자산이 걸려 있어 증권사나 투자은행과 성격이 다른 데다 규모도 커서 AIG마저 무너질 경우 금융시장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미 정부 당국이 골드먼삭스와 JP모건체이스로 하여금 AIG 지원을 위한 700억~750억달러 대출펀드 결성을 주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도 AIG의 요청에 따라 자회사를 담보로 200억달러 보조금 지원을 결정했다.

AIG도 자구책으로 90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기 리스 자회사인 ILFC를 매각 또는 분리하는 방안을 포함해 광범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다.

앞서 AIG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브리지론 형식으로 400억달러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으며 뉴욕 주의 보조금 결정 등으로 상황이 다소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부담이 큰 골드먼삭스와 JP모건이 거금을 대출해줄지는 미지수다. 이미 AIG가 여러 사모펀드와의 투자 협상이 결렬됐고 워런 버핏과도 접촉했지만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은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AIG의 신용 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조정했고 기존의 ‘부정적 관찰 대상(Rating Watch Negative)’ 지위는 유지했다.

금융권은 긴급 유동성이 근본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러시를 이룰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뉴욕타임스는 신용 등급 하향조정이 현실화되면 AIG는 불과 2~3일 내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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