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기관인 메릴린치의 매각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시장의 가격하락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것도 주택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의 시작은 바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주택시장 침체 때문인데 이는 계속적인 호황을 누리던 미국의 주택시장이 2006년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야기됐다고 볼 수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15일 “금융회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출발점은 주택시장 조정”이라며 “주택시장 조정이 끝나야지만 금융위기도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에서는 서서히 중저가 시장부터 매매가 일어나면서 회복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주 새롭게 터진 두 금융기관의 몰락이 약간 꿈틀한 회복조짐에 찬물을 끼얻는 격이 됐다.
특히 대형금융기관이 맥없이 무너지면서 모기지업체들의 자금흐름에도 타격을 주게 될 것이 분명하고 모기지업체들은 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차압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융자 심사 또한 더욱 강화하면서 스스로 몸사리기에 들어가 매매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며 따라서 주택시장 회복이 그만큼 늦춰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6일 예상을 깨고 올들어 3번째 금리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최근 하향곡선을 그리던 모기지금리도 하향세가 주춤하거나 오히려 오를지도 모른다는 심리가 작용, 물위로 떠오르려던 잠정 주택 구매자들도 다시 잠수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주택시장의 회복이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주택시장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보편적이다. 시작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만큰 근본에서부터 해결을 해야하는 것이고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그만큼 금융기관들의 부실화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폴슨 장관은 “당장은 아니지만 수개월내에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중반이면 정상적으로 돌 것”이라며 낙관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폴슨 장관과는 달리 대부분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조정은 2009년 하반기를 넘어서야만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택 가격은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대공황 당시인 1930년대 집값 하락폭인 30%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가격 하락이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에 큰 악재들이 터져 나온 상황에서 이제는 천천히 정상화로 돌아서는 일만 남았다는 낙관론도 좋지만 주택시장을 위해서 뿐만아니라 전체 금융계를 위해서라도 가만히 앉아 주택 하락 종료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위기 해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정부가 취하고 있는 구제안 보다 더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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