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연예인들이 이혼한 상태인데도 이미지 훼손이 두려워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혼한 여성 연예인에겐 출연 섭외가 끊어지는 등 연예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이제 연예인의 이혼 자체는 이미지에 별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 현대사회의 높아지는 이혼율이 연예인이라고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이혼하면서 오히려 미디어를 활용한다. 기자회견까지 열어 대중에게 동정적 여론을 얻고자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선우은숙이 기자회견을 열어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혼을 결정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때로는 재산분할, 양육권 등 법적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읽혀진다. 옥소리는 파경 관련 기자회견에서 마치 변호사가 써준 듯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여성 연예인들이 이혼 공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 큰 계기는 2001년 배우 이미연이 이혼을 발표하고도 연예활동의 전기를 마련했던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승우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미연이 자신의 가슴 아픈 사연을 반영한 음악들을 실은 컴필레이션 음반 ‘연가’를 발표해 무려 25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혼 활용 이벤트’ 사상 최대의 히트 상품으로 기록될 만하다.
하지만 스타의 이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연예인이라도 부부문제는 개인사로 보려는 경향이 강해졌긴 하지만 대중은 어떤 의미에선 자신의 지인보다 더 많은 관심과 친밀감을 연예인의 개인사에 가지고 있다. 26년 동안 ‘잉꼬부부’로 알려진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이혼 소식을 접하며 “제발 유동근-전인화 커플만은 이혼하지 말아달라”고 댓글을 다는 심리는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어쩔 수 없다면 헤어져야겠지만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서로의 치부를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조용히 해결하는 게 최고다. 오히려 이혼에 이르게 된 사정을 가식 없이 솔직하게 밝힌다면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폭로전 양상을 보여 이미지를 망치는 연예인들도 있어 안타깝다. 이찬-이민영 커플에 이어 옥소리와 박철(사진 위)도 ‘쿨’하게 헤어지지 못하고 진실 공방전을 벌이며 진흙탕 싸움을 장기전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 대중도 “연인을 내연남으로 돌려막았다” “‘내여자의 남자들’ 찍고 있네요” “이탈리아 남자 집에서 불륜은 안 하고 영어와 요리만 배웠어요”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거다. 지금 옥소리는 박철과 두 남자 모두를 상대로 싸우는 듯한 양상이다. 아예 한 남자를 사랑했다고 고백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또 이들 부부 사정을 전해주는 ‘측근’들은 왜 그리 많은지.
최진실이 이혼 당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은 이혼했기 때문이 아니다. 조성민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온갖 추잡한 것들을 생중계(?)한 탓이다. 스타에게는 이혼보다 이혼 과정과 방법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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